인천 용유·무의도에 들어설 문화관광 복합시설인 ‘에잇시티(EightCity)’ 건설 계획이 무산 위기를 맞았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특수목적법인(SPC) 에잇시티가 사업시행 지위를 얻는 데 필수조건인 자본금 500억원 증자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게다가 외부 투자유치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고, 금융자문·주관 기관인 한국투자증권은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사업 보증을 요구한 상태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에잇시티는 지난해 10월 말 용유·무의 개발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총 사업비 317조원을 들여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8자 모양의 대규모 인공섬과 화려한 건축물을 짓고 그 안에 호텔 카지노 F1경기장 골프장 요트장 등 각종 문화·관광·레저복합도시를 건립하는 청사진을 내놓은 것이다. 사업지는 79.5㎢ 규모로 마카오의 3배, 서울 여의도의 28배에 달하는 넓이다. 당시 에잇시티는 지난해 말까지 자본금 500억원을, 올 3월 말까지 추가로 500억원을 증자하고 6월까지 사업부지의 토지 보상을 위한 자금 6조8000억원을 확보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에잇시티는 지난해 말까지 투자를 하지 않았고 자본금 67억원은 모두 잠식됐다. 에잇시티는 캠핀스키호텔그룹이 투자한 KI가 최대주주(36.5%)이고, 대우건설(23.8%) 대한항공(23.8%)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인천시는 당초 지난해 말까지로 정했던 500억원 증자 기한을 오는 25일까지 늘려줬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에잇시티가 증자를 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에잇시티와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인천시에 사업의 개발협약 보증까지 서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인천시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