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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국회에서 욕먹을수록 지역에서 환영받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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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벽두부터 국회는 국민 불쾌지수를 한껏 높여놨다. 예산안을 사상 처음 해를 넘겨 통과시킨 것도 한심한데 심의과정에서 의원들이 들이민 ‘쪽지예산’이 무려 4000건에 이른다고 한다. 하나같이 지역구에 건물 짓고, 길 닦고, 예산 따먹는 사업을 끌어대는 국민세금 청구서다. 서설(瑞雪)이 내린 1월 1일 국민들이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동안 선량(選良)들은 이권투쟁, 아니 매표(買票) 투쟁에 혈안이었던 것이다.

    국회 예결위의 최재성 민주통합당 간사(남양주갑)는 1주일 전 기자간담회에서 “예산심사에 종이비행기 쪽지까지 들어와 교란한다”고 개탄했다. 그런 최 의원부터가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남양주을)와 함께 추가로 챙긴 남양주 관련 예산이 130억원을 웃돈다. 여당 실세들은 한술 더 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인천 연수)는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립에 가장 많은 615억원을 따냈다. 이한구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당초 5억원이던 수성의료지구 교통망 체계 타당성 조사 예산을 182억원이나 늘렸다. 기를 쓰고 당직 감투를 맡는 이유를 알 만하다.

    당초 SOC 예산은 대폭 삭감이 예상됐지만 여야 대표, 예결위 간사, 사무총장 등이 앞다퉈 챙긴 결과 정부안보다 되레 5574억원 늘어났다. 늘어난 SOC 예산만큼 국방(-3287억원), 극빈층 의료비(-2824억원) 등을 칼질했다. 겉으론 제주해군기지 예산안을 놓고 여야가 대치한 모양새였지만 뒷구멍에선 ‘쪽지’ 교통정리에 바빴던 것이다. 의원 모두가 수혜자인 의원연금 예산은 한푼 삭감없이 통과시켰음은 물론이다.

    수십년 쪽지예산 관행은 ‘매표 정치’의 적나라한 민낯이다. 해마다 줄잡아 2000~3000건, 금액으론 10조원 넘는 쪽지예산이 난무해왔다. 이번에 건수가 다소 늘었을 뿐 새로울 것도 없다. 국비예산 확보에 애쓴 의원들의 맹활약상(?)은 지역언론에 낱낱이 보도돼 의정활동 입증자료가 된다. 의원들은 욕을 많이 먹을수록 지역에선 환영받는다. 국회의원은 지역 일꾼이 아니라 지역 대표로 국회에 보낸 나라의 일꾼이다. 국회의원을 지역민원 해결사쯤으로 여기는 유권자들이 있는 한 쪽지예산은 사라지지 않는다. 유권자 수준이 정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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