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으로 모델하우스 옮기니 계약 '술술'
대우건설은 지난 8월 경기 분당에 들어설 오피스텔 ‘정자동 3차 푸르지오시티’(1590실) 모델하우스를 서울 삼성동 주택홍보관에 마련했다. 기존 시설을 이용하는 차원에서였다. 현장과 모델하우스가 동떨어져 있어 초기 계약률이 낮았다. 하지만 지난달 모델하우스를 정자동 현장 인근으로 옮기고 나자 계약률이 단기간에 20%포인트가량 올랐다.

분양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모델하우스를 현장 인근으로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롯데건설이 경기 용인 동백지구 인근에 짓는 ‘신동백 롯데캐슬’도 모델하우스를 지난달 당초 분당 정자동 주택전시관에서 용인 중동 현장으로 옮겼다. 두산건설의 ‘용인 행정타운 두산위브’, 현대건설의 ‘강서 힐스테이트’ 등도 모델하우스를 이전한 사례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주택 계약자가 단지에서 반경 5㎞ 이내에 거주할 확률이 60%를 웃도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자동 3차 푸르지오시티 수요층은 경기 분당, 판교, 용인 거주자여서 삼성동 모델하우스까지 불러모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정자동 3차 푸르지오시티의 분양마케팅업체인 반더펠트의 호한철 사장은 “현장이 모델하우스와 걸어서 1분 거리여서 수요자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내방객들이 분당 인근 거주자로 지역 여건과 개발 호재 등을 자세히 알고 있어 계약률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현장의 특징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시공 현장 주변에 모델하우스를 마련하고 싶어 하지만 부지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 현장과 동떨어진 곳에 모델하우스가 건립되는 사례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모델하우스와 현장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기도 한다. 분양마케팅업체인 내외주건의 김신조 사장은 “모델하우스 건립 비용이 수억~수십억원에 달하지만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선 다시 지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현장 환경이 좋지 않을 때는 현장 주변에 모델하우스를 여는 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투자든 실거주 목적이든 발품을 팔아 현장 주변을 확인하는 것이 고가의 부동산 상품을 구매하는 핵심 원칙”이라고 평가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