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차 양적완화 확대 조치에 따라 내년 1월부터 글로벌 시장에 풀릴 돈이 중국으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경제의 리스크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사회과학원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 확대 조치로 인해 중국에 대한 핫머니(국제 투기자금)의 공격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핫머니가 부동산 거품과 물가 상승을 부추겨 금리인상을 초래, 성장을 둔화시킬까 우려하고 있다.

○위안화 강세, 국채금리 격차 확대

미국 중앙은행(Fed)은 단기 국채를 팔고 장기 국채를 사들여 장기금리를 떨어뜨리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연말로 끝남에 따라 내년 1월부터는 매월 450억달러의 국채를 사들이기로 했다. 매월 400억달러의 모기지채권 매입까지 합하면 월 850억달러를 시장에 푸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미 시장에서는 위안화 가치가 오르고 미국 국채수익률이 떨어지는 등 후폭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년 만기 중국 국채와 미국 국채 간 수익률 차이(스프레드)는 이달 들어 11bp(베이시스포인트·1bp=0.01%) 올라 4개월 만의 최고 수준인 2.89%포인트에 달했다. 이는 중국 국채에 투자할 경우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위안화도 3차 양적완화 확대 조치가 발표된 지난 12일 달러당 6.25위안대에서 17일에 6.23위안대로 가치가 상승(환율 하락)했다.

장밍(張明) 사회과학원 국제금융실 주임은 “미국의 새로운 양적완화 조치로 중국은 투기 자금이 다시 유입될 위험에 처했다”며 “내년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 가능성, 위안화 강세, 채권 스프레드 확대 등이 모두 중국에 대한 투기적 매력을 높이는 요소”라고 말했다.

씨티은행도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 9월 하순부터 10월까지 중국을 비롯한 홍콩 마카오 대만 등 중화권에 세계 핫머니의 80%가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씨티은행은 핫머니가 위안화 자산을 선호하고 있다며 위안화와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집중적인 투자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시장 거품 형성 우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중국에 대한 해외직접투자(FDI)는 916억3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 줄었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 확대 조치가 본격화되면 중국 경제에는 내년 2분기부터 본격적인 영향이 올 것이며 내년 상반기에 FDI 금액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핫머니가 유입될 경우 정책기조에도 일정 부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위안강밍(袁鋼明) 칭화(淸華)대 세계경제연구센터 연구원은 “구조적으로 봐도 중국 경제가 과열되고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형성될 우려가 있다”며 “핫머니의 유입을 강력하게 통제하는 한편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늘려주는 등 균형적인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