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의 침체가 길어지면서 건설업계가 모델하우스를 운영하는 방식도 변하고 있다. 분양 수개월 전부터 준비에 나서는가 하면 경품도 고가 일색의 ‘통 큰 경품’에서 벗어났다. 많은 사람들이 오랜시간 동안 즐길수 있는 이벤트로 바뀌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거 모델하우스 경품이벤트는 세간의 이목을 끌기 위해 ‘값 비싼’ 경품을 주는 곳이 많았다. ‘자동차’ ‘TV’ ‘냉장고’ ‘세탁기’ ‘DSLR 카메라’ 등 고가의 경품을 내거는가 하면 ‘아파트 한 채’를 경품으로 내거는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 경품은 한번 소비자들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꾸준히 진행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소비자들의 아파트에 대한 인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고가의 경품이 고분양가로 이어진다는 점이 인식되면서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았다.

최근에는 고가의 ‘통 큰 경품’보다는 ‘생필품’ 중심의 경품을 주는 곳이 늘고 있다. 생필품을 경품으로 내걸면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오랜 기간 동안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모델하우스로 사람들을 끄는데도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비싼 경품은 가라"…모델하우스, '깨알' 이벤트 대세
포스코건설이 송도국제업무단지 F21ㆍ22ㆍ23-1 블록에 공급중인 ‘송도 더샵 마스터뷰’ 모델하우스에서는 방문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포토존에서 가족사진을 찍어서 제공하고 있다. 오는 22일에 추첨을 통해 폴라로이드 카메라(3대)를 증정할 계획이다.

주말에는 연말ㆍ연시를 맞이해 2013년의 운세를 미리 점쳐 주는 신년운수 이벤트와 추첨을 통해 문화상품권이나 주방용품, 생필품 등의 경품행사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는 소비자들 대상으로는 추운 겨울 별미인 호빵과 오뎅 등 다양한 먹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GS건설이 대구 중구에 분양중인 ‘대신센트럴자이’ 모델하우스는 이달 특별이벤트로 지역주민들이 참여해 그림을 그리면 우수한 작품을 선발해 전시하는 ‘일요 화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미술, 공예품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방문객들에게 호빵과 메밀차를 제공하며 실내놀이터 정글짐을 설치해 아이들의 동심을 지키며 엄마들은 안심하고 견본주택을 둘러 볼 수 있게 배려했다.

SK건설이 경기 화성시 반월동에 분양 중인 ‘신동탄 SK VIEW Park’의 모델하우스에도 연말까지 매주 주말 이색이벤트가 펼쳐진다. 라면 등 생필품을 나눠주기도 하며 신년을 맞아 새해 운수를 점쳐 볼 수 있는 사주팔자를 봐주거나 도장을 제작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의 ‘강릉 더샵’ 모델하우스에는 주말마다 ‘Fun Fun한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이 행사는 주민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주말 만들기’에 초점을 맞춰 제기차기, 농구게임, 다트게임 등을 통해 제철과일과 각종 생필품 상품을 나눠주며 마을 잔치와 같이 진행되고 있다. 호빵과 군고구마를 나눠주며 오후 2시~5시 사이에는 아이들을 위한 영화상영회를 갖고 있다. 연말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한 다양한 스킨십 마케팅도 계획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김포 한강신도시 Ab-11 블록에서 분양하는 '래미안 한강신도시 2차'의 모델하우스에서는 겨울철 별미인 호빵과 함께 건강을 챙기는 따뜻한 웰빙차를 제공하고 있다. 주말 프로그램으로는 100% 당첨 생활용품 이벤트로 방문객들의 호응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아파트 구매에 대한 의사결정기간이 과거와 달리 길어지면서 장기간 꾸준히 모델하우스에 발길을 끌게 하는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다"며 "많이 보고, 많이 들어야 정 드는 것처럼 아파트와 브랜드를 자꾸 보여줘야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