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김병진 씨가 10일 서울 청담동 비앙갤러리서 개인전을 열었다.

‘반복된 독백’을 주제로 연 이번 전시회에서 김병진 작가는 수백 또는 수천 개의 금속 로고나 글자를 용접하여 다시 갈아내는 반복된 작업을 독백하듯이 만들어낸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김 씨는 루이비통 샤넬 등의 명품 로고와 알파벳의 수많은 파편을 모아 사과 멜론 도자기 캐릭터와 같이 친근한 사물로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가 명품 브랜드와 사랑(LOVE) 등의 알파벳에서 소재를 찾고 있는 만큼 대중적인 기호에 잘 맞춰진 디자인과 깔끔한 마무리는 조각품에서 명품의 향취를 느끼게 해준다.



이번 전시작에서 쓰여지는 로고와 글자의 무한 반복은 아름다운 무늬를 이루면서 대중에게 친근감을 주는 사물과 브랜드여서 특이한 기법의 조각이면서도 낮설지 않은 느낌을 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 씨의 작품은 밝음, 맑음, 많음, 매끄러움, 화려함 등 아름다움에 대한 가장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기호에 호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병진 작가는 “LOVE나 명품 로고들의 망으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의 작품이 친숙하게 여겨지는것은 그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라며 대중에 익숙한 소재를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씨의 작품은 조각 특유의 물질감을 최소화한 선적 조각을 추구해 왔으며, 설치 형식으로 보여지는 작품의 경우 그림자와 빈 공간도 적극 끌어들이는 기법을 구사하곤 했다. 김 씨는 “작품에서 허상과 형상, 비움과 채움은 상호 보충적 관계를 이룬다”고 말한다.

김 씨가 이번 전시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의자 2점과 입체 부조 15개 작품은 그가 추구하는 조각의 다양함과 감각적 조형세계를 보여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