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어려움 등으로 이혼이 급증하면서 결손 가정도 함께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이혼가정의 최대 피해자는 어린 자녀와 이들을 돌봐야 하는 할아버지·할머니들이죠.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가족 역할을 해주고 싶었어요.”

올해로 3년째 ‘조손(祖孫)가정 행복만들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이동수 한국화이자제약 대표(사진)는 3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돈을 지원하는 기부 형태를 뛰어넘어 가족공동체의 유대감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사회공헌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기업은 이윤 추구뿐만 아니라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책임도 다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사회공헌은 트렌드가 아닌 기업의 본질적인 사명 중 하나”라고 말했다.

3년 전 이 대표가 취임하면서 시작한 ‘조손가정 행복만들기 캠페인’은 한국여자의사회, 어린이재단과 함께 조부모가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손가정 아동 50명을 후원하는 것이다. 그는 “경제 위기, 부모 이혼 등으로 조부모의 손에서 크는 아이들이 많아졌다”며 “부모가 없는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임직원들이 ‘화이자 꿈꾸는 봉사단’을 꾸려 아동과 1 대 1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등 연중 기념일을 직원들 스스로 챙기는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일시적이고 재정적인 후원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꿈과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정신적·심리적 공동체를 형성해주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손가정 아동에게 학원비를 제공하고 1년에 한 번 건강검진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최근 중미산 천문대에서 열린 ‘화이자 꿈꾸는 캠프’처럼 매년 1박2일간의 캠프도 열어 유대감을 키운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한가족이 되는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서울시 사회복지 부문에서 서울시장상을 받았다.

이 대표는 임직원들이 매달 급여에서 일정액의 후원금을 떼달라고 신청하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지원해 기부금을 만드는 ‘기업-직원 공동 장학금’도 운영 중이다. 그는 “임직원의 80%가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