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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로만 달러 벌던 시대 저문다…경상수지 3분의 1이 '투자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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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서 번 투자소득 294억弗 '역대 최대'
    투자소득수지, 경상수지의 30% 달해

    기업·개인, 해외서 받은 배당·이자소득 1년새 24% 늘어
    상품 수출 의존서 벗어나 선진국형 경제구조로 탈바꿈
    우리 기업과 국민이 해외에 투자해 벌어들인 배당과 이자소득이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과거에는 달러를 벌기 위해 상품 수출에만 의존했지만, 이제는 해외 투자 자산에서도 상당한 외화를 벌어들이는 선진국형 경제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경상수지도 ‘신기록 행진’ > 반도체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해외 투자에 따른 배당·이자 소득도 증가하면서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5년 11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1~11월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한 1018억2000만달러였다. /뉴스1
    < 경상수지도 ‘신기록 행진’ > 반도체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해외 투자에 따른 배당·이자 소득도 증가하면서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5년 11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1~11월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 동기 대비 17.5% 증가한 1018억2000만달러였다. /뉴스1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1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작년 1~11월 누적 투자소득수지는 294억680만달러였다. 11개월 만에 2024년 기록한 역대 최대치인 285억6550만달러를 넘어섰다. 전년 같은 기간(236억9530만달러)에 비하면 24% 많다. 12월에도 투자 소득이 계속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흑자 규모는 300억달러를 넘어섰을 가능성이 크다.

    투자소득수지는 우리 국민이 해외에 투자한 결과로 받은 배당소득과 이자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같은 명목으로 받아 간 금액을 차감한 것이다. 물건을 팔아 돈을 버는 상품수지와 비교해 ‘돈이 버는 돈’으로 부르기도 한다. 2015년에는 투자소득수지가 경상수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6%에 불과했는데 지난해에는 28.9%로 늘어났다. 기업이 해외 자회사 등에서 받은 직접투자소득수지는 134억4830만달러 흑자로 1년 전보다 7.5% 증가했다. 개인과 연기금 등의 주식 및 채권 투자에 따른 증권투자소득수지는 75억7760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이 원래 강점이 있는 상품수지도 반도체 호황 영향으로 큰 폭의 흑자를 기록했다. 1~11월 상품수지는 1070억2190만달러 흑자로 2024년 1년간 거둔 흑자인 1001억2690만달러보다 6.9% 많았다.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확대됐지만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가 함께 늘어난 결과로 지난해 경상수지는 1150억달러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역대 최대 기록(1051억달러)을 100억달러가량 넘어선 수치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가 모두 증가하면서 기존에 강점이 있던 수출과 함께 투자를 기반으로 달러를 벌어들이는 선진국형 수지 구조로 이행하고 있다”며 “수출이 흔들리더라도 투자 소득이 안전판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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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로만 달러 벌던 시대 저문다…경상수지 3분의 1이 '투자소득'
    경상수지 흑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해는 2015년이다. 상품수지 흑자가 크게 늘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지만 교역 의존도가 컸다. 더구나 수출이 줄어든 가운데 수입이 더 감소해 나타난 ‘불황형 흑자’라는 꼬리표까지 따라왔다. 10년 후인 지난해 경상수지는 2015년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역대급 경상수지라는 점은 비슷하지만 세부 내역은 완전히 달라졌다. 상품수지도 반도체 호황으로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지만 10년 전엔 미미하던 투자소득수지가 큰 폭으로 증가해 경상수지 흑자의 30%에 달하는 수준으로 늘었다.

    ◇본원소득수지 10년 새 6배 증가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 투자소득수지는 48억6000만달러였다. 지난해 1~11월 기록한 294억800만달러의 16.5%에 불과했다.

    투자소득수지가 전체 경상수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4.6%에서 28.9%로 6배 넘게 늘었다. 한은은 12월 통계가 집계되면 지난해 투자소득수지 흑자 규모가 300억달러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소득수지가 적자에서 벗어난 건 2011년이다. 한국이 순대외자산국이 된 2014년에 3년 앞서 흑자 기조가 나타났다. 수십억달러 수준을 유지하던 투자소득수지 흑자가 큰 폭으로 확대된 건 2019년이다. 그해 137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했고, 이후 매년 증가세가 이어졌다.

    2023년엔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의 95%에 대해 정부가 법인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하면서 기업들이 배당금을 대거 국내로 들여오기 시작했다. 기업 투자와 관련된 항목을 집계하는 직접투자소득수지는 2023년 163억9210만달러 흑자를 나타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11월까지도 134억4830만달러 흑자를 달성하며 높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2024년부터는 개인과 연기금 등의 해외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 커지기 시작했다. 해외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받은 배당과 이자 등이 포함되는 증권투자소득수지가 2021년 26억4670만달러에서 2024년 74억9070만달러로 약 세 배로 증가했다. 작년 1~11월은 75억7760만달러 흑자였다.

    ◇수출 휘청여도 투자소득이 방어

    투자소득수지가 늘어나면 수출이 감소하더라도 달러의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해진다.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수출과 달리 투자소득은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각국에 자산을 나눠 보유하게 되는 만큼 변동성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최근 들어 수출이 출렁이는 상황에서 투자소득수지가 경상수지 흑자를 보완하는 현상이 수차례 나타났다. 일본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가 있었던 2019년과 코로나19로 글로벌 교역이 일제히 위축된 2022~2023년 등이다.

    2019년엔 상품수지 흑자가 전년 1100억달러에서 798억달러로 줄었지만 137억1000만달러의 투자소득수지 흑자가 이를 보충했다. 2022년에는 투자소득수지가 211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상품수지 흑자 규모(156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 시기엔 전체 경상수지 흑자 대비 투자소득수지 흑자 비율이 80% 안팎까지 높아졌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이 내수 위축을 방어하는 1차 안전판이라면 투자가 늘며 나타나는 투자소득수지 흑자는 수출이 위축될 때 2차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역대급 흑자에도 환율은 안 내려

    기업과 개인 등의 해외 투자 증가로 투자소득수지 흑자 규모가 늘면서 경상수지 구조가 안정화되고 있지만 벌어들인 달러를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에도 국내로 달러가 유입되지 않아 환율이 내리지 않는 등 경상수지 흑자의 긍정적 요인이 나타나고 있지 않아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로 환류하기보다 해외에 재투자하고 있다”며 “최근 정부의 상법·노동법 개정안을 보면 기업이 달러를 국내로 들여와 투자할 유인이 별로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투자소득수지

    국내 거주자가 해외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배당·이자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받아 간 소득을 제외한 값. 여기에 ‘급료 및 임금수지’를 더하면 본원소득수지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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