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은 지난 8월 3억4500만달러(약 3900억원) 규모의 베트남 오몽 화력발전소 2호기 건설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은 베트남 내 전력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베트남전력청 자회사(컨터화력발전)가 발주했다. 대림산업은 고부가가치 플랜트 영역으로 평가받는 기본설계를 비롯 상세설계와 발전소 핵심설비(보일러·주기기)를 포함한 파워블록을 공급한다.

대림산업은 앞서 12억달러 규모의 베트남 내 최대인 타이 빈 석탄화력발전소 공사를 따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로 수주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전초기지인 셈이다.

대림산업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에서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주 시장을 다변화하고 있다. 공사종류(공종)도 석유화학 플랜트, 가스라인, 토목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대림산업이 해외 시장에 관심을 가진 건 1960년대부터다. 1966년 1월 미국 해군시설처에서 발주한 베트남의 ‘라치기아’ 항만공사를 87만7000달러에 수주한 데 이어 2월 초 공사 착수금(4만5000달러)을 한국은행에 송금, ‘해외 건설 외화 획득 1호’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1973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에 지점을 설치하고 아람코가 발주한 정유공장 보일러 설치공사를 16만달러에 수주함으로써 ‘국내 최초로 중동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이란 남아프리카공화국 쿠웨이트 인도 태국 필리핀을 포함한 24개국에 플랜트 댐 도로 항만 공공주택 등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대림산업은 올해 7억1000만달러 규모의 ‘사우디 합성고무 플랜트’를 수주, 사우디에서만 누적 수주액 150억달러를 돌파했다. 현재 사우디에서 진행 중인 플랜트 공사 현장은 9곳으로 공사비만 73억달러에 달한다. 대림산업이 사우디 등 중동지역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오랫동안 해외에서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쌓아온 경험과 기술이 풍부하고 프로젝트 관리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공사의 시공부터 시운전까지 책임지는 설계·구매·시공(EPC) 능력도 대림산업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림산업은 앞으로 에너지 발전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필리핀에서 총 발전량 200㎿ 규모의 ‘필리핀 SM 200 석탄화력발전소’와 총 12억달러 규모의 ‘사우디 쇼아이바 Ⅱ 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공사를 계약했다. 대림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에너지 발전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에너지 발전 플랜트 및 환경, 산업 설비 시장 진출을 전담하는 P&I부문을 신설했다.

대림산업은 올해 세계 4위의 현수교(길이 1545m)인 ‘이순신대교’를 준공하는 등 국내 해상 특수 교량 공사 실적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해상특수교량시장 규모는 앞으로 10년간 10조원을 투자할 전망이다. 건설산업의 블루오션으로 꼽히고 있어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이 밖에 민자상업발전, 친환경 에너지 해상풍력 사업도 신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다.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 "엄격한 공기 준수 … 해외서도 인정"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은 “해외건설대상 수상은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도 땀 흘리며 묵묵히 일한 임직원의 공로를 인정해 준 소중한 결과물이기에 의미가 특별하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30여년 동안 국내는 물론 중동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등을 무대로 수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발주처와 신뢰를 쌓아왔다. 김 부회장은 “대림산업은 중동의 대표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주처와 한 번 맺은 약속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지키는 회사, 유일하게 공사기간을 준수하는 회사로 각인돼 있다”고 설명했다. 엄격한 공기 준수와 우수한 프로젝트 관리 능력 덕분에 신뢰하할 수 있는 ‘플랜트 파트너’로 자리잡았다는 얘기다.

김 부회장은 국내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건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 및 신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앞으로 설계·구매·시공(EPC)뿐 아니라 EPC 사업과 연계된 기본설계(FEED), 건설 후 설비 유지관리업무(O&M), 지분투자가 포함된 EPC플러스 사업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대림산업이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등에서 잇따라 수주하는 건 차별화된 설계안을 제시해 발주처로부터 투자 및 유지보수 측면에서 최적의 설계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술력과 건설·관리 노하우 덕분에 한번 인연을 맺은 발주처는 다시 또 대림산업을 찾는다고 덧붙였다.

김 부회장은 “최근 발전소 건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베트남 및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고 사업 지역과 공사 종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은…국내 最古 건설사… 51년 연속 10대 건설사 명성

대림산업은 올해 창립 73주년을 맞은 국내 최고(最古) 건설사 중 하나다. 1939년 10월 인천 부평역 앞에서 ‘부림상회’라는 간판을 내걸고 건설 자재 판매회사로 첫발을 내디뎠다. 1947년 ‘대림산업’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건설업에 진출했다.

해방정국과 한국전쟁 복구사업, 1960~1970년대 경제개발계획, 1970~1980년대 중동신화와 중화학공업 개발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경인·경부·호남고속도로에서부터 서울지하철, 세종문화회관, 국회의사당, 청계천, 광화문광장, 이순신대교까지 내로라하는 건축·토목 시공에 참여하며 국내 건설의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1962년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 제도가 생긴 이래 51년 연속 10대 건설사의 위상을 지켜오고 있다. 위기를 새로운 성장과 도약의 기회로 삼아 국내 최초 해외 건설 외화 획득, 업계 최초 기술연구소 설립, 국내 최초 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 도입 등 국내 건설 혁신의 역사를 써오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