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은 싱가포르에 지은 고급 부티크 호텔인 ‘W호텔’(W Singapore Sentosa Cove)로 한경주거문화대상 해외건설대상을 수상했다.

부티크 호텔이란 일반적인 호텔 체인과 달리 건물 전체를 특정 디자인 컨셉트에 맞춰 설계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이다. 싱가포르의 관광 명소인 센토사 섬의 해안선을 따라 들어선 W호텔은 지상 7층 총 240객실 규모로, 크기는 작지만 독특한 디자인에 내부 공간을 감성적으로 연출해 현지에서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모두 충족하는 ‘도심 속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텔 측은 설계 당시부터 ‘투숙객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건물 외관은 파도가 치듯 건물 전체가 2개로 갈라지는 곡선 형상을 하고 있다. 또 500석 규모의 연회장, 요트 선착장, 고급 레스토랑, 수영장, 개인용 스파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외관, 로비, 엘리베이터, 객실과 부대시설은 물론 조명과 손잡이 하나 하나까지 3000여개의 독특한 디자인 아이템을 적용했다.

외관은 화려하지만 에너지 효율은 크게 높여 친환경적인 건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건물 외부에 열전도율이 낮은 특수유리(Low-E glass)를 사용하고, 발코니를 돌출되게 만들어 태양열을 차단할 수 있게 설계했다. 이 덕에 냉방 시설을 가동하지 않고도 실내 온도를 최고 3도 이상 낮출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객실 창문을 열면 센서에 의해 에어컨이 자동으로 꺼진다. 외부로 배기하는 찬공기를 재활용하는 ‘열교환 시스템’도 적용했다.

이 같은 장치를 이용해 냉방 에너지 소비량을 20% 이상 줄이면서도 적정 실내 온도인 24도를 유지할 수 있다.

또 빗물과 에어컨 가동으로 생기는 응축수도 조경수로 재활용함으로써 연간 5억원 이상의 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이 외에 △모션센서 조명 △LED 조명 △친환경 및 재활용 자재 등 다양한 친환경 아이템을 적용했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2010년에는 세계 3대 친환경 인증 중 하나인 BCA 그린마크(Green mark)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받기도 했다. 또 싱가포르 건설청 품질평가에서 호텔 최고 점수인 97점을 받아 부티크 호텔 분야 시공능력도 인정 받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W호텔의 성공적인 완공을 계기로 호텔 부문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향후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고급 건축과 대규모 토목 분야 수주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창사이래 해외 공략…20국서 85억弗 수주"

“창사 이래 20개국에서 총 85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주해 진행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수준 높은 건축 기술로 해외에서 한국 건설의 이름을 드높이겠습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한경주거문화대상 해외건설 부문 대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해외 고급 건축 사업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라며 이 같은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 회장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1977년 창립 이후 미국 일본 적도기니 등 20개국에서 130건의 공사를 진행해 왔다. 현재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 이라크 파키스탄 러시아 적도기니 등 9개국에서 약 27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김 회장은 “싱가포르 W호텔 완공을 계기로 친환경 부문에서도 해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친환경 기술을 세계적인 기준에 맞춰 선도적으로 강화해온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W호텔은 건물의 외관에만 치중한 것이 아니라 친환경 자재와 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활용해 친환경성을 크게 높였다.

이외에 최근 시공한 건축물들에 BCA 그린마크, LEED, BIM 등의 인증을 잇따라 받은 것은 물론 저탄소·수처리 환경사업 등의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 자원부국과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사회 인프라 관련 발주가 증가할 것”이라며 “친환경적인 건축 기술을 접목한 고급 건축과 고난도 토목 분야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쌍용건설…세계 최고층 호텔 건립 등 고급 건축물서 경쟁력

1977년 10월 설립돼 올해로 창립 34주년을 맞는 쌍용건설은 1980년대 초부터 해외 건설 사업에 적극 진출해온 건설업체다.

당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진출이 중동 지역에 편중돼 있던 것과 달리,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국 일본 등에서 사업을 진행하며 시장 다변화를 꾀했다.

특히 호텔 등 고급 건축물에서는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 최고층 호텔로 기네스북에 오른 73층 규모의 스위스 ‘호텔 더 스탬포드 싱가포르’를 비롯 싱가포르 ‘래플즈 시티’를 시공했고, 1980년대 말에는 국내 최초의 해외투자 개발 사업인 미국 ‘애너하임 메리어트 호텔’ 개발 사업을 수행했다.

이 외에 두바이 3대 호텔로 꼽히는 ‘두바이 그랜드 하얏트 호텔’과 ‘에미리트 타워’를 시공하는 등 현재까지 해외 20개국에서 130건의 사업을 진행하며 총 85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국내에서는 ‘쌍용예가’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