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라고 예외는 아니다.”

최근 원자바오 중국 총리 친인척의 부정축재를 잇따라 폭로한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교육계까지 부정부패로 오염돼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학교 입학부터 교실 자리 배정까지 돈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중국에서 공립 명문고 입학을 두고 학생당 8만달러~13만달러(약 8600만원~1억4000만원)의 뇌물이 오가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학부모의 돈을 받은 교육 관료들이 학생들의 합·불합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입학시험 점수가 1점 단위로 팔리기도 한다. 베이징의 한 고등학교는 4800달러(520만원)를 낼 때마다 점수를 1점씩 올려주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도 마찬가지다. 칭화대가 운영 중인 한 유치원은 공식적으론 교직원 자녀들만 들어갈 수 있지만 15만위안(2600만원)을 내면 암암리에 입학이 허용된다. 입학할 때 평균 4800달러를 받는 초등학교도 있다. 받은 돈은 대부분 학부모의 ‘자발적 기부’인 것처럼 처리된다. 정부기관과 국영기업들이 명문학교에 거금을 기부하고 있는 것도 직원 자녀들의 입학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NYT는 설명했다.

리마오 교육컨설턴트는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중국은 명문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선 웃돈을 얹어줘야하는 나라”라며 “자녀를 출세시키고 싶은 학부모와 부패한 교육 관료, 적은 월급을 부당하게 충당하려는 교사 등 삼박자가 맞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식 엘리트 양성 코스인 공립학교 시스템이 뇌물로 운영되면서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베이징대는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고등학교일수록 고소득층 자녀가 많았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교육 전문기자인 친리웬은 “학급 배치나 반장 선출에까지 돈이 얽혀있다”며 “교육 부패는 사회 전체의 분노를 키우고, 활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