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이 태양광 업체인 한국실리콘 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자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향후 태양광 산업의 리스크에 S-Oil이 노출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26일 오후 2시 21분 현재 S-Oil은 전날보다 1500원(1.55%) 오른 9만8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Oil은 한국실리콘 지분 33.6%를 보유한 2대 주주로, 그동안 한국실리콘 증자 참여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부담이 됐다.

한국실리콘 유상증자가 부각되던 지난달 18일 이후 최근까지 경쟁사와의 주가추이를 비교해 보면 S-OIL은 3분기 큰 폭의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6.1% 하락해 경쟁사(GS 2.3% 상승, SK이노베이션 4% 하락)에 비해 저조한 모습을 나타냈다.

하지만 S-Oil이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한국실리콘(주)의 유상증자에 대한 참여를 검토한 바 있으나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히면서 주가에 도움이 되고 있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태양광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한국실리콘의 유상증자 이슈가 부각돼 S-Oil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유상증자 불참은 향후 펀더멘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라고 평가했다.

한국실리콘의 최대주주인 오성엘에스티는 가격제한폭까지 내린 2565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3일 4.89% 내린데 이은 이틀째 급락이다.

이같이 태양광 업체에 대한 증자 불참이 펀더멘털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로 현재 태양광 시장의 사정은 좋지 않다. 일단 살고 보자는 '생존경쟁' 분위기다. 신규 투자는 꿈도 못 꾼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로 독일 태양광 업체 큐셀이 지난해 영업적자 1조1720억원을 기록하다 지난 4월 파산한데 이어 미국 태양광 업체 에버그린솔라와 솔린드라 역시 지난해 차례로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국내 업체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현대중공업과 OCI, 신성솔라에너지, 웅진에너지 등이 줄줄이 적자 행진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저성장으로 태양광 산업이 침체기에 들어선데다 공급 과잉이 겹쳐 업황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시각이다.

지난 8월 큐셀을 인수한 한화그룹 관계자는 "현재 유럽의 재정위기와 중국 태양광 시장의 저성장 등으로 세계 태양광 산업이 침체기"라며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공급 과잉도 문제다. 중국 태양광 업체들의 가격 후려치기가 업계 전반의 악순환을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저가 제품을 쏟아내 가격 경쟁 심화를 초래했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급 과잉"이라며 "글로벌 상위업체들의 구조조정이 연이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태양광 산업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구조조정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자연스럽게 구조 조정되는 분위기"라며 "저가 물량 공세도 마냥 펼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꾸준한 수요 증가도 태양광 산업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분석이다.

에너지 전문 조사기관 솔라에너지에 따르면 태양광 수요는 결정형 기준으로 2011년 32.8기가와트에서 2015년 66.9기가와트로 연평균 17.2% 성장할 전망이다. 박막형은 지난해 4.3기가와트에서 2015년 13기가와트로 연평균 31.6%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