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120d, 작지만 BMW 고유의 주행감 살려…8단 자동변속기로 연비 '탁월'
‘B당’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차가 최근 출시됐다. B당은 새누리당, 민주통합당과 같은 정당의 이름을 본딴 것으로 BMW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이 기다려온 차는 BMW 1시리즈다. 이유는 간단하다. BMW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20~30대 직장인들이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의 BMW다. 1시리즈 중 가장 기본형 모델인 ‘118d 어반’의 가격은 3390만원이다.

[시승기] BMW 120d, 작지만 BMW 고유의 주행감 살려…8단 자동변속기로 연비 '탁월'
BMW 120d가 큰 관심을 받은 이유는 이번에 출시된 모델이 해치백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시장에서 좀처럼 성공하기 힘든 종류였다.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인 해치백으로는 폭스바겐 ‘골프’를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없다. 이 시장에 BMW가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도전은 일단 성공적이다. 지난달 18일 출시된 1시리즈는 초도물량 2000대가 모두 팔려나갔다. 지금 주문을 하면 4~5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이달에 신청해도 내년 3~4월은 돼야 차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기자 주변에도 BMW 1시리즈를 계약했거나 구매를 검토하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그렇다면 BMW 1시리즈의 주행성능 등 만족도는 얼마나 될까. 120d 스포츠 모델을 시승해봤다. 상당히 역동적인 사이드 라인을 갖춘 것이 BMW다웠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기울어진 지붕 라인 등은 스포츠 쿠페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앞부분은 프론트 그릴과 헤드램프 사이의 거리가 다소 멀어 살짝 ‘꺼벙한 개구리’ 같은 느낌도 든다. 하지만 BMW 라인업의 막내다운 귀엽고 당찬 소년의 이미지를 잘 나타낸 듯 하다.

실내는 운전석과 조수석의 공간이 넉넉한 편이지만, 뒷좌석은 다소 좁은 느낌이다. 앞·뒷바퀴 축간 거리를 나타내는 휠베이스가 2690㎜로 신형 320d(2810㎜)보다 120㎜ 짧은 영향이다. 하지만 성인이 충분히 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뒀다. 뒷좌석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 용량은 넉넉하다. 최대 1200ℓ까지 짐을 실을 수 있다.

주행성능은 ‘역시 BMW’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했다. 작은 차체에서 느낄 수 있는 운전의 즐거움이 상당했다. 이 모델은 1995㏄ 직렬 4기통 커먼레일 직분사 방식의 트윈파워 터보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시승한 120d 스포츠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8㎏·m의 성능을 갖췄다. BMW 특유의 역동적인 가속력을 느낄 수 있었다. 치고 나가는 토크감도 인상적이다. 상급모델인 320d보다는 서스펜션과 핸들링이 가벼운 편이었고 전체적으로 매우 경쾌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었다.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을 BMW에서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에코 프로 모드나 스포츠 모드 등 다양한 주행 환경을 선택할 수도 있다. 운전 모드 선택에서 중요한 건 연비인데 복합연비 기준으로 어반 모델이 18.7㎞/ℓ, 스포츠 모델이 18.5㎞/ℓ를 기록했다.

이번 1시리즈는 8단 자동변속기를 기본으로 장착해 연료 효율성을 높였다. 실제 자유로를 오가며 연비를 측정해 본 결과 차를 가혹하게 다뤄도 연비 12~13㎞/ℓ를 유지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