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욱 교수 "김정일 목소리 듣고 '심장 이상' 알았죠"
“매스컴을 통해 박근혜(새누리당)와 문재인(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들의 음성을 들어보니 두 사람 모두 목소리가 새어나가고 있어요. 전달력과 호소력이 떨어지게 되죠. 진실이 결여됐다는 느낌도 줄 수 있습니다.”

생체신호분석 전문가인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54·전자정보계열·사진)는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목소리는 크게 전달력과 호소력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파동이나 떨림 등의 분석을 통해 진실성 여부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들의 목소리를 별도로 분석하진 않았지만 경험적으로 볼 때 목소리가 아주 건강한 것 같진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옷 잘 입는 외모 단장도 중요하지만 마음과 진실이 담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지난 24일 한국통신학회 추계종합학술대회에서 ‘한국통신학회 LG학술대상’을 수상했다. 한국콘텐츠학회(2002년) 한국정보처리학회(2007년) 한국산학기술학회(2009년) 등을 포함, 국내 정보기술(IT) 분야 학술대상 4종을 모두 거머쥐는 ‘그랜드슬램’을 처음 달성했다. 조 교수는 최근 2년간 한국연구재단 등재 논문지(KCI) 이상의 학회에 96편의 논문을 실어 생체신호분석 분야의 뛰어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
조동욱 교수 "김정일 목소리 듣고 '심장 이상' 알았죠"
2004년부터 생체신호 계량화 연구를 시작한 그는 IT로 음성이나 얼굴색 등 생체신호를 분석해 한의학 이론을 계량·수치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는 “내 연구는 한의학의 망진(望診)·청진(聽診) 이론을 토대로 우리 몸이 표현하는 생체신호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생체신호는 건강과 감정 상태를 바로 알려주는 중요한 매개체”라고 소개했다.

조 교수는 2007년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음성을 분석해 심장에 심각한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2009년에는 김 전 위원장 얼굴 중 이마와 턱의 색을 통해 신장기능이 현격히 떨어진 것도 분석해 유명세를 탔다.

생체신호를 연구하게 된 계기를 물어봤다. 그는 “나 자신과의 싸움을 이기고 즐기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조 교수는 “생체신호와 관련된 논문이 많이 나와 있지만 사회적으로 도움을 주는 단계로 연결되진 못했다”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가난 등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학생들을 공부시키면서 그들의 환경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내가 지방대를 떠나지 않고 고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법이 개정되면 자신이 구축한 생체신호를 스마트폰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쉽게 자신의 건강을 알 수 있도록 보편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옥천=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