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둔 26일 광주와 충북 청주를 찾았다. 충청을 택한 이유는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전략적 요충지인데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첫 유세지로 이곳을 잡은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광주 방문은 사퇴한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지지층이 두터웠던 호남 표심을 끌어들이려는 차원이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 운정동에 있는 5·18 국립묘지를 찾았다.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지난 6월20일 이곳을 참배한 이후 세 번째 방문이다. 문 후보는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 인사들과 묘역을 참배하고 헌화, 분향했다. 방명록엔 “오늘의 광주정신은 새정치입니다”라고 썼다.

문 후보는 “안 전 원장과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선 후보가 아름다운 양보를 해주셨다”며 “깊이 감사드리고 그 뜻을 모아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후보 단일화를 이뤘다기엔 부족한 점이 많고, 안 전 원장을 지지했던 분들의 상처와 상실감을 다 씻어주지 못한 것도 안다”며 “안 전 원장이 불러일으킨 새정치의 뜻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와 함께 안 전 원장 측에서 새정치를 논의해온 인사들, 시민사회·학계 인사들을 총망라하는 ‘범국민적 새정치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권교체를 하면 ‘영남정권’의 역사가 계속되지 않도록 지역균형 인사, 탕평인사를 제대로 실현하겠다”며 “분기별로 고위직부터 말단 공무원, 공기업·공공기관 등 공공부문에 이르기까지 지역균형 인사 실태를 발표해 인사 상황을 다 알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참여정부에 대한 반성도 이어졌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가 부족해 정권을 이어가지 못한 뼈아픈 결과를 크게 성찰하고 교훈으로 삼고 있다”며 “이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앞서 문 후보는 충북 청주 석교동 육거리시장을 방문해 재래시장 활성화를 약속했다. 또 청주 개신동의 한 산부인과를 찾아선 산모들과 육아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문 후보는 27일 부산에서 공식 선거운동 첫 유세를 시작한다. 부산·경남(PK)지역은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곳이다. 문 후보의 연고지이자 지역구(부산 사상)이기도 하다.

청주/광주=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