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바게트와 같은 전통적인 빵이 주로 판매되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튀긴 빵, 달콤한 소스를 바른 빵 등이 인기가 높습니다. 이처럼 유럽에는 없는 ‘한국식 빵’이 한국 제과업계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알랭 르바이 프랑스 오니리스대 교수(52·사진)는 “한국 베이커리 시장을 통해 ‘휴면생지’ 기술이 세계적으로 알려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휴면생지 기술은 반죽을 냉동시켜 빵 속 효모의 활동을 일시적으로 정지시켰다가 필요할 때 해동해 발효시키는 것이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CJ푸드빌의 뚜레쥬르 등 국내 대형 제과업체들은 모두 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베이커리 분야의 권위자인 르바이 교수는 “유럽 베이커리 시장에서 이 방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접 제품을 반죽하는 프랑스의 전통 제조 방식이 많은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기술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한국식 휴면생지 기술이 새로운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다”며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빵을 신선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이 기술의 최대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식 빵의 맛·모양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내렸다. 르바이 교수는 “한국에 와서 빵을 접해 보니 빵 모양이나 매장 컨셉트가 색다른 점이 좋았다”며 “한국식 빵·제과 매장이 세계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설 가맹점에 대한 거리 제한 등 한국의 동네빵집 보호정책과 관련해 그는 “소규모 제과점 스스로 질 높은 제품을 내놓으며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르바이 교수는 최근 한국식품과학회가 주최한 국제학술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