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수 출신·외향적 행보 등 유사점 많아

중국의 시진핑(習近平)이 공산당 총서기직에 오름에 따라 북중 양측에 가수 출신 `퍼스트레이디'가 동시에 탄생하게 됐다.

시진핑 아내 펑리위안(彭麗媛)은 과거 인민해방군 가무단 소속의 민족성악 가수로 활약했고,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역시 은하수관현악단 가수 출신이다.

1987년 시진핑과 결혼한 펑리위안은 `국민가수'로 불릴 정도로 중국에서는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의 유명인사다.

그는 결혼 뒤에도 가수활동을 계속해왔고 러시아, 미국 등 해외 공연도 다녔다.

덩샤오핑(鄧小平)이나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의 부인이 줄곧 조용히 내조에만 전념했던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다.

2007년 시진핑이 국가부주석이 돼 차기지도자를 예약한 뒤로는 공개활동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2008년 쓰촨(四川)성 대지진 때 재난지역에서 위문활동을 했고 지난해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친선대사에 임명되기도 했다.

펑리위안이 역대 퍼스트레이디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펑리위안의 이런 모습은 지난 7월 등장해 세계의 이목을 잡아끈 김정은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를 연상케 한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7월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리설주 역시 은하수관현악단에서 가수로 활동했다.

또 결혼 후에도 올해 1월까지 활동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국정원이 밝혔다.

특히 리설주 역시 펑리위안처럼 중국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활발한 공개활동이라는 측면에서도 두 인물의 이미지는 겹친다.

리설주는 지난 7∼8월 남편의 각종 현지지도를 따라다니며 남편과 팔짱을 끼는 장면을 연출했다.

또 남편의 최전방 군부대 시찰까지 따라나서며 `부부동반' 현지시찰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가수 출신 두 퍼스트레이디의 탄생이 앞으로 양측 관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김정은-시진핑의 정상외교에는 긍정적인 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6일 "양쪽 퍼스트레이디가 모두 음악, 성악을 전공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고 특히 리설주는 중국 유학 경험도 있어 양측 정상외교 분위기 조성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인물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첫 방중을 계기로 만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리설주가 임신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방중이 리설주의 출산 기간을 피해 이뤄진다면 부부 동반 방중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리설주는 올해 23살(국정원 추정), 펑리위안은 49살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