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 BBC가 성추문 오보 파문으로 사장이 사퇴한데 이어 보도 책임자도 물러났다. BBC는 헬렌 보덴 보도국장과 스티븐 미첼 부국장이 보직에서 사퇴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BBC는 지난해 작고한 진행자 지미 새빌의 성범죄를 폭로한 기획물의 방송 불가에 대한 책임 규명을 위해 이들이 편집권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이번 보직 사퇴는 조지 엔트위슬 사장의 퇴진을 부른 ‘뉴스나이트’ 프로그램의 오보 파문과 관련이 없으며 조사 절차가 마무리되면 원직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뉴스 취재책임자 프란 언스워스가 보도국장을, BBC 라디오4 ‘투데이’ 뉴스의 편집자 세리 토머스가 부국장 직무를 각각 대행한다.

BBC는 지난해 12월 새빌의 성범죄 비리를 폭로한 뉴스나이트 기획물 방영을 보류한 사실이 드러나 마크 톰슨 전 사장과 보덴 국장 등 편집 책임자들이 개입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BBC는 이에 따라 외부 인사인 스카이뉴스 전 편집자 닉 폴라드를 조사위원장으로 선임해 자체 진상조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방송 불가 결정을 직접 내린 프로그램 책임자 피터 리펀을 지난달 보직에서 해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엔트위슬 BBC 사장은 새빌의 성범죄 은폐 의혹에 이어 간판 탐사보도 프로그램 뉴스나이트의 오보 파문에 취임 54일 만에 전격적으로 사퇴했다.

BBC의 지배기구인 BBC 트러스트가 엔트위슬 전 사장에게 1년치 연봉인 45만 파운드(약 7억8000만 원)의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한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는 스스로 사임하면 6개월치 월급을 퇴직금을 주기로 한 계약 사항에 위배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