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았던 서울 문정지구 미래형 업무용지가 팔리기 시작했다. 대규모 필지를 작게 쪼개 매입 자금 부담을 줄인 덕이다.

11일 SH공사에 따르면 최근 문정지구 미래형 업무용지 29필지 중 9필지가 매각됐다. 이번 매각 대상은 1블록 2필지, 3블록 13필지, 4블록 2필지, 5블록 9필지, 7블록 1필지, 주차장용지 5·7블록 1필지씩이다.

이 중 3블록에서는 3-2필지(매각금액 108억원), 3-3필지(79억원), 3-5필지(189억원), 3-8필지(186억원), 3-11필지(216억원)가 팔렸다. 4블록에선 4-2·3필지(805억원)가, 5블록에선 5-6필지(91억원)와 5-10필지(90억원)가 매각됐다. 총 매각대금은 1874억원에 달했다.

3블록 3-8필지의 경우 분양예정가는 130억원이었지만 입찰자가 몰리면서 낙찰가가 186억원까지 치솟았다. 3-11필지도 분양예정가는 130억원이었지만 216억원까지 상승했다.

3블록이 다른 블록에 비해 인기가 있었던 것은 지하철, 상업용지, 대법원 등과 가까워 자체적으로 사용하거나 임대하기에 적당하기 때문이다. 매입 주체는 사옥으로 쓰려는 기업과 개발 후 매각하려는 시행사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시와 SH공사는 지난달 문정지구 용지 매각을 촉진하기 위해 기존 대규모로 계획돼 있던 8필지를 32필지로 나눠 중소기업·벤처 등이 입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SH공사는 이번에 팔리지 않은 미래형 업무용지에 대해 14일 2차 공고를 낸다. 또다시 미분양되면 12월4일 선착순 수의계약으로 공급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