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측이 8일 단일화의 첫 관문인 `새정치 공동선언' 협의에 돌입하면서 논의 내용에 관심이 집중된다.

양측 실무팀이 이날 오전 서교동에서 첫 회의를 가지며 시작한 이번 협상은 후보등록(25∼26일) 이전 마무리하기로 한 단일화 과정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담에서는 정치쇄신 방안과 국민연대 방법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올려져 양측 간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양측은 회의에 앞서 각각 내부에서 제안할 문안을 조율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쇄신 = 정치쇄신은 지금까지 양측이 제시한 안을 고려할 때 큰 틀에서는 이미 상당히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정치혁신 및 정당개혁 강공 드라이브를 걸면서 정치권의 기득권 포기를 전제로 공천권의 국민환원, 강제당론 폐지, 국회의원 정수 축소, 중앙당 폐지 및 축소,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축소 등을 주장해왔다.

안 후보 측 실무팀은 이 같은 방안을 관철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도 안 후보의 정치혁신 및 정당개혁 등에 대해 큰 틀에서 공감대를 갖고 있다.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고 중앙당을 폐지 내지 축소하자는 안 후보의 요구에 대해 문 후보는 국회의원 공천권을 시도당에 이양함으로써 중앙당의 중앙집권적 구조를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안 후보의 국고보조금 축소 제안에 대해 문 후보는 당의 정책기능 강화를 위한 보조금 추가투입 등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국회의원 정원 축소에 대해 문 후보는 정원을 그대로 두고 권역별 비례대표를 도입해 지역구 의원을 줄이자는 입장으로 이견을 좁히는 데 난항이 예상된다.

안 후보의 강제당론 폐지에 대해서도 문 후보 측은 신중한 입장이다.

문 후보 측 실무팀원인 김현미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혁신에 대해 두 후보의 가치와 철학이 상당 부분 일치하기 때문에 국민의 새 정치 열망을 더 크고 깊게 끌어안기 위해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측 핵심관계자도 "새로운 정치의 상과 그 속에서 국민이 기대하는 정치 기득권 포기가 무엇인지, 민의를 대변하는 직접민주주의의 보완 방식은 무엇인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사퇴 문제가 거론될지 관심사이나, 안 후보 측은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측 실무팀장을 맡은 정해구 새정치위원회 간사는 "안 후보측이 직접 요구할지 안할지는 모르겠지만 의제가 되면 상의할 생각이고, 의제가 안된다면 민주당 자체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국민연대 논의 방향은 = 국민연대는 단일화 이후 민주당의 기반인 문 후보와, 중도층ㆍ무당파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안 후보의 지지층을 화학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는 연결고리로 거론된다.

안 후보의 민주당 입당, 공동정부를 고리로 한 연대ㆍ연합, 신당창당 등이 비공식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로선 대선 과정에서 양쪽 지지층이 힘을 모으고 대선 이후에도 이어져야 한다는 공감대 정도를 마련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안 후보 측은 신당 창당에 대한 논의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인데다, 민주당 내에서도 신당 창당을 언급하는 데 대한 기류가 복잡하다.

입당의 경우도 이미 문 후보 측이 가능성을 낮게 보는 상황이어서, 무리하게 제안해 안 후보 측을 자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동선언문 발표 시기는 = 문 후보 측은 2∼3일 내 공동선언문에 대해 조속한 합의를 이끌어내고 이번주 안에 단일화 방법 협상에 돌입하자는 입장이다.

대선후보 등록 전 단일화를 이루려면 보름 남짓한 기간에 이들 의제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하고 단일후보 선출까지 끝마쳐야 하는데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문 후보 측은 사실상 국민참여경선을 제안한 상황에서 단일화 방식이 늦게 결정될 경우 물리적으로 경선을 할 수 없는 점 때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도 "이른 시간 내에 이해 계산 없이 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조속한 타결에 동의하고 있다.

다만 안 후보측은 시간보다는 합의의 충실성에 주파수를 맞추는 분위기여서 문 후보 측과 다소 온도차가 난다.

이런 가운데 범야권의 통합정당이 필요하다는 `빅텐트론'을 주장해왔던 신기남 의원은 성명을 내고 "국민연대의 방안으로는 양 세력은 물론 모든 진보세력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단일정당을 창당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길"이라며 "공동선언에서 단일정당 창당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이광빈 기자 jbryoo@yna.co.kr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