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7일 “(후보)단일화 이벤트로 민생이 가능한가”라고 야권 후보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후보는 향후 ‘민생’을 강조하며 차별화 행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 후보는 이날 국책자문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국민의 삶과 상관없는 단일화 이벤트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면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단일화 합의를 정면 겨냥했다. 박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측근은 “단일화 지지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박 후보의 의지를 강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내년에 세계사에 유례 없는 글로벌 경제위기, ‘퍼펙트 스톰’이 닥칠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고 우리를 둘러싼 외교안보 상황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초긴장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이 위기를 이기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일을 과연 누가 해낼 수 있나”라며 “국가간 약속도 뒤엎겠다고 공언하는 세력, 북방한계선(NLL)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의심되는 세력에게 우리 안전과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선진통일당과의 합당을 위한 전국위원회에서도 “이 어려운 경제위기를 과연 야당이 극복할 수 있겠느냐”며 “세계 각국이 글로벌 경제위기에 긴장하는 마당에 국가간 약속마저 뒤엎겠다는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우리의 수출경제는 어떻게 되겠느냐”고 거듭 두 후보를 겨냥했다.

박 후보는 이어 “민생은 어려움에 신음하는데 정책 개발보다 이벤트 정치로 정권을 잡으려는 사람들에게 국민의 소중한 삶을 맡길 수 있겠나. 국민을 편가르고 갈등을 선동하는 세력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갈 수도 없고 갈등과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알 권리가 있고 (정책을) 판단하고 검증할 기회가 필요한데 중대한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아직도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누구를 위한 단일화인지 걱정이 된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단일화는 민생과는 무관한 정치 이벤트’로 규정하면서 자신은 경제위기 극복 등 ‘민생 문제’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만간 가계부채와 사교육비 경감 등을 골자로 한 교육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안이 국민의 삶을 힘들게 하는 가장 큰 요소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경제민주화 공약도 곧 내놓을 계획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