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6일 오후1시10분



글로벌 투자자들이 국내에서 1차 검증을 마친 뒤 해외 무대에 뛰어드는 한국 ‘강소(强小)기업’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호텔을 비롯한 부동산과 신재생에너지 산업 등 한국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겠다는 의사도 나타냈다.

6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에서 지식경제부 주최, 한국경제신문 KOTRA 주관으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포럼 2012’에 참석한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은 아시아에서 투자하기 가장 좋은 곳”이라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이날 포럼엔 국내 중소기업 5곳이 참여, 활발한 투자활동을 벌였다.

◆일심글로발, 즉석에서 600만달러 유치

일심글로발은 이날 6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싱가포르 벤처투자회사인 베스트브리드는 일심글로발과 투자상담을 갖고 즉석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2005년 설립된 일심글로발은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유리창을 청소하는 로봇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 1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류만현 일심글로발 대표는 “베스트브리드가 필요 자금(350만달러)보다 많은 돈을 투자하고 월마트 등 해외 판매채널을 뚫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즉석에서 제안해 왔다”고 말했다.

치킨 전문점 제너시스BBQ는 TPG캐피털 JP아시아캐피털 등 5개 해외 투자기업과 투자 유치를 협의했다. 이 회사는 해외 시장 개척에 필요한 자금 1억달러 중 상당 부분을 해외 투자자로부터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우양에이치씨 금강코엔 GSMATT 등 다른 중소기업의 1 대 1 미팅 부스에도 TPG캐피털 페가서스캐피털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몰려 투자상담을 벌였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 부동산 투자에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현준상 하나다올신탁 해외대체실장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라는 호텔을 비롯해 일정 수익이 보장되는 오피스 등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대기업들이 구조조정 일환으로 건물을 매각한 뒤 장기 임차하는 ‘세일앤드리스백’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을 던졌다. 라쿠마 타미네니 JP모건애셋매니지먼트 전무는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투자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며 “이머징 투자펀드에서 한국 비중을 점점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간 투자 세금 역차별 아쉬워”

국민연금·정책금융공사 등 국내 연기금들은 싱가포르에서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앤디 강 국민연금 팀장은 “저금리 시대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이머징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간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연금은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대체투자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기원 인베스트코리아 대표는 “한국에서 사모펀드(PEF) 시장이 2005년 열린 이후 연평균 37%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조세 역차별 문제가 한국 투자 확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본이득의 9%를 세금으로 내는 국부펀드와 달리 민간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할 경우 조세특례를 받지 못해 자본이득의 22%를 세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알렉스 양 김앤장 변호사는 “GIC나 테마섹과 같은 국가 투자기관이 아니면 한국에서 조세특례를 받지 못해 투자를 주저하는 곳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JP모건애셋매니지먼트를 비롯해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바스프 GE캐피털 등 글로벌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국민연금 정책금융공사 우정사업본부 등 연기금을 비롯해 IMM프라이빗에쿼티, KTB PE, 이큐파트너스, 큐캐피탈 등 PE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코리아 인베스트먼트포럼 2012’는 8일엔 홍콩 주룽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린다.

싱가포르=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