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문구 놓고 평행선 공방 예상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6일 단일화 첫 회동을 갖지만 양측은 시작부터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였다.

양측이 겉으로 `아름다운 경쟁'을 표방하지만 첫 회동에서 논의할 의제와 합의 수준을 놓고 입장차를 드러내며 단일화 협상이 만만치 않은 과정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양측은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이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한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어 이날 회동에서 이 부분의 합의를 끌어내기 어렵지 않아 보인다.

단일화가 단순한 대선승리를 위한 정치공학적 결합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가치와 철학의 결합 형태가 돼야 국민적 동의를 구할 수 있다는 점에도 이견이 없다.

그러나 두 후보가 회동에서 추가로 다뤄야할 결과물을 놓고서는 시각차가 크다.

문 후보 측은 후보 등록(11월25~26) 전 단일화를 이루자는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문 후보는 전날 단일화 회동이 성사된 직후 "회동의 방식이나 절차는 안 후보 측이 편한 대로 하되 등록 전 단일화는 가급적 의제에 반영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 측은 단일화 협상 창구 구성에도 합의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시간이 촉박해 협상팀을 정치쇄신, 정책연합, 경선룰 등 3개로 나눠 동시다발적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반면 안 후보 측은 이날 회동이 단일화 논의를 위한 첫 삽을 뜨는 자리인 만큼 양 후보의 철학과 가치가 다르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만 해도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보고 있다.

안 후보 측은 정치쇄신안을 마련하기 위한 공동 협의기구 구성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외 분야의 정책협의기구나 경선룰 협상창구 구성 문제는 시기상조론 속에 회동 결과를 지켜보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 후보의 종합 정책이 오는 11일께 확정될 예정인데다 벌써부터 경선룰 협상이 진행되면 정략적 단일화라는 인상을 풍겨 진정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은 "후보 두 분이 처음 만나는 자리이기 때문에 큰 그림에서의 목표와 원칙을 일단 합의하는 게 필요하다"며 "단일화 방법이나 절차에 대한 기술적인 이야기를 하게 되면 너무나 협소해진다"고 말했다.

협상방식과 시기 등을 둘러싼 신경전은 경선룰 문제와 직결돼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협상이 지연될수록 경선방식이 여론조사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론조사 문구를 둘러싼 `룰의 전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는 두 후보를 대상으로 한 단일화 여론조사 때 질문 항목에 경쟁력, 적합도, 지지도 중 무엇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상반된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일례로 리서치플러스가 지난 2~3일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신뢰도 95%, 오차 ±3.46%포인트)에 따르면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처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경쟁할 단일후보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물었을 때 안 후보가 45.6%로 문 후보(42.4%)를 오차범위에서 앞섰다.

역선택을 피하기 위해 박 후보 지지자의 응답을 제외한 조사에서는 안 후보(53.2%)가 문 후보(39.8%)를 크게 앞질렀다.

모노리서치가 지난달 30일 유권자 1천3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신뢰도 95%, 오차 ±2.69%포인트)에서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안 후보(42.0%)가 문 후보(41.1%)를 오차범위에서 앞섰다.

그러나 적합도 조사에서는 문 후보(44.4%)가 안 후보(37.4%)를 따돌렸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이광빈 기자 jbryoo@yna.co.kr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