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상승세를 지속하던 농심이 발암물질 ‘벤조피렌’ 검출이라는 암초를 만나 조정받고 있다. 이번 사건이 어느 정도 파장을 가져올지는 적어도 농심의 11월 판매실적이 나와봐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농심은 0.61% 내린 24만6000원에 마감, 사흘째 하락세가 이어졌다. 농심 주가는 지난 6월13일 저점(20만4000원)을 찍은 뒤 반등, 이달 12일 28만5000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23일 ‘너구리’ 등에서 벤조피렌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만 놓고 보면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라면시장 점유율 확대와 제품 판매단가 상승 등에 힘입어 농심 실적은 중장기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주가수익비율(PER)도 11배로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벤조피렌 사태의 파장이 얼마나 클지 현재로선 단언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정혜승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라면 제품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피 심리가 확산되거나, 농심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면 농심 실적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