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9월 중 일본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건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높아진 엔화 가치, 침체된 일본 내수시장 등이 해외로 눈을 돌리게 만든 요인이다.

마이니치신문은 29일 일본 M&A 자문업체 레코프의 자료를 인용, “지난 1~9월 중 일본 기업의 해외 M&A 건수가 총 364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7.4% 늘었다.

M&A에 쏟아부은 자금 규모는 4조9900억엔(약 7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9% 증가했다. 1~9월 기준으로는 2008년 6조1412억엔(약 86조원)과 2006년 5조1181억엔(약 72조원)에 이어 사상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올 들어 9월까지 가장 규모가 컸던 M&A는 미쓰비시상사가 캐나다 자원업체 엔카나를 사들인 것으로 인수액이 4800억엔(약 6조7000억원)에 달했다. 덴쓰의 영국 광고업체 이지스그룹 인수(3900억엔), 다이킨공업의 미국 공조업체 굿맨글로벌 인수(2900억엔) 등 1000억엔이 넘는 대형 M&A만 8개를 기록했다.

일본 기업의 M&A를 뒷받침한 가장 큰 요인은 엔고(高)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70엔대로 높아진 덕에 예전보다 싸게 기업을 인수할 수 있게 됐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대규모 투자를 자제했기 때문에 일본 기업들의 내부 유보자금도 풍부하다.

마이니치는 “연간 기준으로도 일본 기업의 해외 기업 M&A 건수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