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만유로씩 갚으면 4만9천년…최저임금으론 37만년 걸려
은행측 "케르비엘 수입.자산 고려할 것"…전액 받아내진 않을 듯

사상 최악의 금융사고를 낸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프랑스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의 전직 트레이더인 제롬 케르비엘(35)이 과연 49억유로(70억달러, 약 7조원)의 손해배상금을 어떻게 갚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럽1 라디오방송 등 프랑스 언론은 25일 항소심도 1심과 똑같이 케르비엘에게 징역형과 손해배상 명령을 선고함에 따라 이 형량이 상고심에서도 그대로 인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케르비엘이 갚아야 할 돈이 얼마나 되는 규모인지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케르비엘이 갚아야 할 배상금은 모두 49억1천561만154유로에 달한다.

25일 환율로 따지면 정확히 7조원을 조금 웃도는 금액이다.

49억유로는 지난해 페이스북이 벌어들인 돈의 약 2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최고급 승용차인 페라리를 1천700만대 살 수 있는 돈이다.

이 돈으로는 또 하늘을 나는 호텔이라고 일컬어지는 에어버스 A380 여객기를 20대나 살 수 있다.

49억유로는 동유럽국가인 몰도바의 1년 경제규모이며, 올해 미국 대선 비용 60억달러(전문가 분석)보다도 10억달러가 많다.

케르비엘이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의 트레이더로 일할 때 집으로 가져간 돈이 1년에 평균 10만유로(1억4천250만원)였던 점을 감안, 그가 정상적으로 일을 한다고 했을 때 이 돈을 갚는데 4만9천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가 트레이더를 그만둔 뒤 고정적인 일이 없었던 만큼 최저임금으로 갚아 나간다고 계산하면 무려 37만년이 소요된다.

하지만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 측은 케르비엘의 손해배상금이 최종 확정된다고 해도 그 금액을 모두 받아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으로서도 케르비엘의 잘못이 법적으로 인정된 상황에서 실효성 없는 손해배상금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 측의 장 베이유 변호사는 항소심 판결에 큰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케르비엘의 수입과 자산을 고려해 손해배상금 전액을 받아내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프랑스 언론은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은 이 사건을 실질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한 베이유 변호사의 설명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파리연합뉴스) 김홍태 특파원 h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