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출구전략' 가장 힘들어 "부채 7조원 감축 어렵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4일 “취임 후 가장 많이 고민한 분야는 뉴타운”이라며 “다음달 1일부터 은평뉴타운에 임시 시장실을 마련해 뉴타운 문제를 (현장에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는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 박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뉴타운 출구 전략을 비롯한 그동안의 주요 정책 추진 현황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박 시장은 ‘뉴타운 출구 전략’을 지난 1년간 가장 보람 있었지만 동시에 힘든 일로 꼽았다. 그는 “많은 서울시민이 고통받고 민원도 많았던 분야가 뉴타운”이라며 “분열과 갈등의 진원지였던 뉴타운 정책에서 출구 전략을 마련한 것에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가 지난 1월 발표한 뉴타운 출구 전략에도 현장에서는 뉴타운 지정과 해제를 놓고 주민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 뉴타운 매몰비용 보전을 놓고 중앙정부와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2008년 입주를 시작한 은평뉴타운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630여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이에 따라 박 시장은 다음달 1일부터 은평뉴타운 미분양 가구에 임시 시장실을 마련해 뉴타운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그는 “미분양된 SH공사 아파트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는지, 입주자들이 겪는 많은 고통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 고민해 답을 찾아 나오겠다”고 말했다. 다음달 1일부터 1주일 동안 낮에는 신청사에서 업무를 본 후 야간에 숙식하며 뉴타운 주민들과 간담회 등을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 시장은 지난해 10·26 선거 당시 핵심 공약이던 ‘공공주택 8만호 공급’과 ‘부채 7조원 감축’을 모두 달성하는 것은 어렵다고 인정했다. 그는 “(두 공약은)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공공주택 공급은 가능하지만 부채 7조원 감축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임기 내 설령 7조원 부채를 다 줄이지 못하더라도 (감축) 추세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20조원에 달하는 서울시 부채에 대해 깊은 고민을 드러냈다. 그는 부채 문제를 거론하기에 앞서 “지난 1년 동안 좌절하고 절망하는 일도 없지 않았다”고 언급한 뒤 “20조원에 달하는 채무액 앞에서 내 지혜의 한계를 탓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박 시장은 임기 1년간의 성과라며 △친환경 무상급식 △시립대 반값 등록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3대 핵심 공약 실현을 꼽았다. 또 청책(聽策) 워크숍 등 ‘현장 행정’과 ‘트위터 행정’ 등 행정 혁신도 지난 1년간의 성과라고 자평했다.
강경민/이정선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