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한국엔 대기업만 있는 게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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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설 광저우/산업부 기자 surisuri@hankyung.com
세계 최대 무역 박람회로 112회째를 맞는 중국 ‘광저우 무역박람회(캔톤페어)’. 지난 19일 박람회 행사장인 광저우 수출상품 교역회관에서 만난 광둥성 관계자들은 “중국 경기 침체 때문인지 박람회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다”며 안타까운 표정이었다.
박람회가 끝나는 다음달 4일까지는 보름가량 남았지만, 전자·기계 제품 중심인 1차 행사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 방문객 수가 20%가량 감소했다. 매년 봄, 가을 두 차례 개최되는 광저우 박람회엔 매년 20만명 이상의 해외 바이어들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는데, 올해엔 기대에 못 미친다며 울상을 지었다. 주최 측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쪽 바이어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광저우 호텔이나 식당 가격 바가지도 많이 사라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냉랭하기까지 한 전체 분위기와 달리 생기가 흐르는 곳도 있었다. 116만㎡(약 35만평)에 이르는 전체 행사장에서 1만5000㎡(약 4500평)를 차지한 한국관이 그랬다. 총 55개의 한국 참가 업체들이 모두 대기업은 아니었지만, 대부분 흥행에 성공하고 있었다. 농수산물 업체인 (주)델리스 전시장 앞엔 수십 명의 관람객이 몰려 있었고, 식품가공기계를 만드는 예주월드 부스에도 10여명이 상담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이성호 KOTRA 광저우무역관 과장은 “이번 행사에 나오려는 업체 간 경쟁률이 2 대 1이 넘었다”고 전했다.
경기 침체 탓에 외국 업체들은 참가 규모를 줄이기에 바빴지만 국내 업체들의 분위기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김치냉장고와 공기청정기 등을 만드는 위니아만도가 대표적이다. 올 5월 박람회에 처음 참여한 뒤 이번에 두 번째로 나온 이 업체는 이전보다 부스 규모를 2배 키워 전시장 4개를 꾸몄다. 오예섭 위니아만도 상하이사무소장은 “다들 힘들다지만 러시아와 중동에서 한국산 공기청정기를 많이 찾고 있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위기의 진원지로 꼽히는 유럽 업체를 상대로 납품 계약을 성사시키는 곳도 있었다. 밥솥 및 소형가전 전문 업체인 쿠쿠전자는 이번에 스페인 유통업체와 300만달러어치 계약을 맺었다. 다른 업체들도 중동과 중남미 업체들과 계약 성사 직전 단계에 와 있었다. “한국엔 삼성과 LG만 있는 게 아니다”(박문철 쿠쿠전자 해외영업팀 차장)는 말을 외국 바이어들도 실감하고 있는 듯했다.
정인설 광저우/산업부 기자 surisuri@hankyung.com
박람회가 끝나는 다음달 4일까지는 보름가량 남았지만, 전자·기계 제품 중심인 1차 행사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 방문객 수가 20%가량 감소했다. 매년 봄, 가을 두 차례 개최되는 광저우 박람회엔 매년 20만명 이상의 해외 바이어들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는데, 올해엔 기대에 못 미친다며 울상을 지었다. 주최 측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쪽 바이어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광저우 호텔이나 식당 가격 바가지도 많이 사라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냉랭하기까지 한 전체 분위기와 달리 생기가 흐르는 곳도 있었다. 116만㎡(약 35만평)에 이르는 전체 행사장에서 1만5000㎡(약 4500평)를 차지한 한국관이 그랬다. 총 55개의 한국 참가 업체들이 모두 대기업은 아니었지만, 대부분 흥행에 성공하고 있었다. 농수산물 업체인 (주)델리스 전시장 앞엔 수십 명의 관람객이 몰려 있었고, 식품가공기계를 만드는 예주월드 부스에도 10여명이 상담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이성호 KOTRA 광저우무역관 과장은 “이번 행사에 나오려는 업체 간 경쟁률이 2 대 1이 넘었다”고 전했다.
경기 침체 탓에 외국 업체들은 참가 규모를 줄이기에 바빴지만 국내 업체들의 분위기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김치냉장고와 공기청정기 등을 만드는 위니아만도가 대표적이다. 올 5월 박람회에 처음 참여한 뒤 이번에 두 번째로 나온 이 업체는 이전보다 부스 규모를 2배 키워 전시장 4개를 꾸몄다. 오예섭 위니아만도 상하이사무소장은 “다들 힘들다지만 러시아와 중동에서 한국산 공기청정기를 많이 찾고 있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위기의 진원지로 꼽히는 유럽 업체를 상대로 납품 계약을 성사시키는 곳도 있었다. 밥솥 및 소형가전 전문 업체인 쿠쿠전자는 이번에 스페인 유통업체와 300만달러어치 계약을 맺었다. 다른 업체들도 중동과 중남미 업체들과 계약 성사 직전 단계에 와 있었다. “한국엔 삼성과 LG만 있는 게 아니다”(박문철 쿠쿠전자 해외영업팀 차장)는 말을 외국 바이어들도 실감하고 있는 듯했다.
정인설 광저우/산업부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