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지구 인근 북항 배후부지가 이달 말 LED(발광다이오드) 복합단지로 본격 개발된다. 20여년 넘게 개발특혜 시비에 휘말리면서 개발방향을 못 잡았던 이 부지는 올 들어 자연녹지에서 상업지역과 준공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이 변경됐다. 이후 개발허가가 마무리되면서 토지주인 한진중공업은 이달 중에 첫삽을 뜨게 됐다. 인접한 청라지구와 영종하늘도시 등 신도시들은 ‘북항 배후단지 개발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조700억 투입 2014년까지 개발완료

한진중공업과 인천시는 2014년 완공을 목표로 이달 말 인천 원창동 석남동 일대 북항 배후부지에서 1단계 산업단지 부지 조성공사에 들어간다고 16일 밝혔다.

인천시는 북항 배후부지 일대에 1조 700억을 투입, LED 관련 업체 등 첨단기업 들어설 수 있는 신융합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한진중공업은 기존의 항만 등 기반시설을 현대식으로 증·개축할 예정이다.

한진중공업은 1986년 정부의 산업합리화 조치에 따라 한양의 채무 4300억원을 떠안는 대신 북항 배후부지를 반강제로 양도받았다. 당시 정부는 ‘용도지역 변경을 통해 개발이 가능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듬해 정권이 바뀌면서 약속은 하염없이 뒷전으로 밀렸다. 이후 민선시장이 반대하고 용도변경에 따른 재벌 특혜시비에 휘말리면서 26년이 흘렀다.

그러나 최근 재정난이 심각해진 인천시는 한진중공업 소유 토지 156만4862㎡를 개발이 가능한 상업지역 18만5750㎡와 준공업지역 137만9112㎡로 각각 변경해줬다. 대신 상업지역의 50%와 준공업지역의 30% 등 45만2826㎡를 기부채납으로 받기로 했다. 자연녹지로 돼있던 해당 부지 내 기반시설 공사비까지 한진중공업이 부담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한진중공업과 협력해 LED단지 등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인천시 도시계획국 관계자는 “입주기업을 모집하고 있으며 첨단산업 기업이면 유치한다는 방침”이라며 “11월까지 입주 기업 유치로 기본적인 틀이 갖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기반시설 조성이 끝나면 기부채납 부지를 매각하거나 분양할 계획이다.

○인근 청라·영종지구 호재 기대감 고조

인천 북항 배후부지는 청라국제도시 남쪽 1㎞ 거리에 있다. 인천공항, 영종하늘도시와도 가깝다.

산업단지 개발에 따라 일자리가 창출되면 인근 지역의 미분양과 역전세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보고 있다. 영종하늘도시에는 올 하반기에만 ‘동보노빌리티’ ‘하늘도시 힐스테이트’ 등 6개 단지 8000여가구가 입주 채비를 하고 있다. 청라국제도시도 연말까지 ‘반도 유보라2.0’ ‘동문굿모닝힐’ 등 2000여가구가 집들이를 준비 중이다. 인천시는 북항 배후부지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9600여명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되고, 부지 조성 후에는 1만4000명의 상근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라지구 내 K중개업소 관계자는 “인접한 북항 배후단지 착공은 청라·영종지구 부동산시장엔 확실한 호재가 될 것”이라며 “신규 아파트의 미분양·미입주 해소에 청신호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