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韓銀 경제전망과 정부 방향 크게 다르지 않아"

한국과 일본이 독도 분쟁의 와중에 연기한 제5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적절한 시점에 서울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도쿄 제국호텔에서 조지마 고리키(城島光力) 일본 재무상을 만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박 장관은 "향후 적절한 시점에 지난번에 무기한 연기된 5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간 연례 재무장관회의는 애초 8월에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연기됐다.

한일 재무장관회의가 연내에 열린다면 불편해진 양국 관계를 경제 분야부터 풀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박 장관은 "연내로 못박지 않았다"면서도 "시기는 실무진에서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조지마 재무상과의 협의 내용에 대해 "양국 관계가 어려울수록 인적 교류와 문화ㆍ체육 분야 등에서 협력은 물론 특히 경제협력을 더욱 심화시켜 나가는 것이 절실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결국 일본경제가 잘 돼야 한국경제가 잘 되고, 한국경제가 잘돼야 일본경제가 잘 된다는 평범한 진리에 인식을 함께했다"며 냉각된 양국 관계의 물꼬를 경제에서 풀 것임을 시사했다.

양국이 G20(주요 20개국)을 포함한 다양한 다자협력 채널을 통해 협력을 계속해나가고, 11월 말 서울에서 열리는 아시안+3 재무차관회의 때 치앙마이이니셔티브다자화(CMIM) 협정문 개정작업을 차질없이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최근 확대조치를 종료한 한일 통화스와프에 대해선 "양자 회담에선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일본의 한국 국채투자 유보는 "오늘 논의되지 않았고, 시급한 의제로 부상돼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신임 재무상에는 호평을 했다.

박 장관은 "시원시원해 보였다.

친근감이 가는 호감형"이라고 전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우리나라의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낮춘 것에 대해 박 장관은 "정부가 보는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6월에 올해 경제성장률을 3.3%로 제시했다.

박 장관은 "움직임의 방향을 보면 3분기, 4분기, 내년이 있는데, 그 방향에서 아주 비슷하다는 것"이라며 "폭이나 숫자는 (한국은행과)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내부적으로 최적 추정치(best estimate)를 가지고 있으나 현재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고 "예산심의 할 때 적절한 시점에 기회가 있으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때 좀 더 현실적이고 정확한 전망을 내놓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IMF가 신흥국에 거시건전성 조처를 할 것을 권고한 것과 관련해 박 장관은 '자본 유입을 막아야 한다'는 것과 '자본 유출을 걱정해야 한다'는 두 가지 상반된 흐름을 다 알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한일) 통화 스와프가 끝났으니 자본유출이 많아질 것을 걱정해 뭔가 해야 한다는 시각,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로 자본이 물밀듯 들어올 수 있어 통화스와프를 잘 끝냈고 그보다 더한 것을 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두 개의 상반된 요구를 잘 알고 있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