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 국채의 안전자산으로서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0일 발표한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내놓은 진단이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되자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자금들은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미국과 일본으로 몰렸다. 덕분에 두 국가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등 ‘어부지리’를 누려왔다. 하지만 이 같은 자금 흐름이 뒤바뀔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IMF는 지적했다.

무엇보다 미국과 일본 국채 가격이 이들 국가의 막대한 부채를 반영하지 않고 있어 문제라고 IMF는 분석했다. 올리비에 블랑샤르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도쿄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일본의 부채 규모는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IMF는 “미국과 일본이 부채 규모를 줄이는 데 실패한 가운데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미국과 일본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며 “이 경우 국채 금리가 갑자기 치솟아 두 나라 경제가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