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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자를 대신해 부동산의 개발·관리·처분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부동산신탁업계가 소송을 당한 금액이 자본 총계의 1.3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별로는 한국자산신탁과 한국토지신탁이 각각 3366억원과 3237억원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7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국내 11개 부동산신탁회사가 부동산의 개발·분양·임대·처분·관리 같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분양받은 사람이나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당한 소송은 지난 6월 말 현재 924건, 1조3228억원에 달한다. 이는 11개 부동산신탁회사 자본 총계 9790억원의 1.35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회사별로는 한국자산신탁이 3366억원(171건)의 소송을 당해 가장 많았다. 회사 자본 총계(1201억원)의 2.8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작년 말 한국자산신탁의 피소 금액은 1781억원(125건)이었지만 올 들어 6개월 새 88.9%(건수는 36.8%) 급증했다.

한국자산신탁 관계자는 “인천 청라지역 분양대행 사업과 관련해 올해 분양자들로부터 중도금 대출 등의 문제로 소송을 당했다”며 “분양 명의가 한국자산신탁이라 소송에 걸렸을 뿐 소송에 대한 지급 책임은 시공사나 시행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토지신탁도 3237억원으로 소송당한 금액이 많았다. 이어 △KB부동산신탁(1512억원) △대한토지신탁(1032억원) △아시아신탁(911억원) △하나다올신탁(890억원) △코람코자산신탁(859억원) 순이었다.

윤민수 한기평 금융공공실 책임연구원은 “부동산신탁 관련 소송은 패소한다고 해도 부동산신탁회사의 고유계정(회사 돈)이 아닌 신탁계정에서 1차적으로 지급 책임을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도 “다만 자본 총계 대비 피소금액 규모를 놓고 볼 때 부동산신탁회사들의 우발채무 부담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열/윤아영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