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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한때의 조크'였다는 EU 탄소배출권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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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배출권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엊그제 유럽탄소시장(EUR) 배출권 거래 가격은 2.16유로로 사장 최저치였다. 20유로는 옛날 이야기다. 올해 4월 6유로 근처를 맴돌았을 때만 해도 EU 관료들의 자신만만한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지금은 탄소 거래가 한때의 ‘완벽한 조크(joke)’였다는 분석가들의 자조섞인 푸념만 들려온다고 FT는 전한다.

    탄소 배출권을 팔려고 하는 기업들은 많지만 정작 이를 사줄 기업은 거의 없다는 것이 시장위축의 원인이다. 지난해 남아공 더반 교토의정서 연장 회의에서 주요 국가들이 교토 체제로부터 탈퇴할 당시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일본은 전력회사 10개사에서 지난해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29%나 급증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적극적으로 탄소배출권을 구입하지 않는다. 이미 일본정부가 2차 교토의정서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명백히 선언했기 때문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당장 미국 상원은 지난주에 EU가 부과하려 하는 항공기 탄소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역내에 이착륙하는 항공기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 상한선을 만들고 초과하면 배출권을 구입해야 한다는 규정을 제멋대로 만든 EU에 대한 항의도 물론 포함됐었다. 중국은 아예 유럽산 항공기인 에어버스 구매를 보류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자국 항공사에 탄소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지침을 내렸다. 루프트한자나 에어프랑스 등 유럽 항공사들마저 탄소세 부담 때문에 경쟁력이 저하된다며 탄소세 부과를 늦춰달라고 요구하는 실정이다. 이산화탄소 감축론을 무기로 새로운 경제적 이권을 구축하려고 시도했던 EU의 시도는 이렇게 무산되는 것 같다. 항공기뿐만 아니라 자동차나 선박에까지 탄소세를 받아보려고 애쓰는 모습이 처연하기까지 하다.

    한국은 EU가 대놓고 자랑하는 탄소배출권 모범국이다.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올해 탄소배출권거래제 법안을 통과시키고 2015년부터 이를 전면 시행하려는 국가다. 이 문제에 관한한 EU의 바람잡이다. 이득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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