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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의 길 MBA] 초고속 임원승진…비결은 'EM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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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무경력 5~10년 직장인 대상, 주말·야간 이용해 2년간 수업…승진·경력 전환 지름길로 부상

    특화된 교육·인적 네트워크까지…한국형 혁신 경영리더 맞춤 육성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1980년 이 회사에 입사해 32년간 근무하다 마침내 지난 4월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이 회사에서 신입사원에서 사장까지 오른 첫 사례다. 치열한 내·외부 경쟁자들을 제치고 사장에 오른 비결은 여러 가지지만 그중 하나가 ‘EMBA(Executive MBA)’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고 사장은 2005~2007년 KAIST EMBA 과정에 다녔다.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는 지난 2월 연세대 EMBA 과정에 입학했다. 맨 오브 라만차, 닥터 지바고 등 수많은 히트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지만 수익 측면에서는 신통치 못했던 게 경영학 공부를 하게 된 계기다. 신 대표는 “회사 운영 경험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경영의 아쉬움이 컸다”며 “전혀 다른 배경의 동기들과 만나 새로운 학문을 접하는 과정이 열정을 샘솟게 한다”고 말했다.

    예비 중역을 주요 타깃으로 주말과 야간을 이용해 2년간 수업을 받는 EMBA가 최근 임원 승진은 물론 경력 전환의 지름길로 주목받고 있다. 실무 경력 5~10년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EMBA는 2003년 고려대가 처음 개설한 이후 KAIST와 서강대가 뒤를 이었고 서울대와 연세대, 성균관대,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등도 차례로 경쟁 대열에 뛰어들었다.

    EMBA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 과정을 마친 졸업자들의 임원 승진 결과가 눈에 띄게 좋게 나타난 덕분이다. KAIST가 EMBA 과정을 시작한 2004년부터 올해(2010학번)까지 졸업생 201명의 이력을 분석한 결과 대상자의 21%가 졸업 후 임원으로 승진해 활약하고 있었다. 특히 2006년 졸업생은 졸업 6년차인 올해까지 64%가 임원이 됐다.

    고려대 EMBA는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긴 역사답게 국제 랭킹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작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세계 100대 EMBA 랭킹에서 23위를 차지했다. 선택과 집중이 요구되는 CEO를 키워내기 위해 한 과목을 2주에 완료하는 모듈제 수업 방식을 채택한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와인, 미술, 예술 경영, 스트레스 관리 등 CEO들이 갖춰야 할 폭넓은 소양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대 EMBA의 특징이다. 여름 방학에 진행하는 선택과목이지만 학생 참여율이 90%에 달한다.

    연세대 EMBA는 2010년 개설했지만 작년 FT 랭킹에서 57위를 차지하며 짧은 시간 안에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마지막 학기인 4학기째에 2년간의 교과과정 전체를 통합하고 학생들이 배운 지식을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례에 적용하는 ‘액션 러닝’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모바일 게임업체 애이앤비소프트의 최동완 대표(지난 2월 연세대 EMBA 졸업)는 기업이 성장하면서 겪는 조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이 액션 러닝 프로그램을 통해 도출해냈다. 최 대표는 “조직과 인사 분야에서 20~30년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 수준의 동기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얻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EMBA는 활발한 국제 교류로 주목받고 있다. 여름 방학에는 유럽·북미로, 겨울에는 이머징 국가들로 나가 유명 기업과 대학을 방문하고 과제를 수행하는 글로벌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Doing Business in Korea’라는 과목은 미국 UCLA 등 해외에서 온 EMBA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교류할 수 있다.

    학교 측이 제시하는 강점은 50명이 넘는 서울대 교수진이 12개의 MBA 필수과목 외에 국내 MBA 과정 중 최다인 40여개 선택과목에 대한 강의를 직접 담당한다는 것이다. 또 개인 지원자를 받지 않고 기업에서 보내는 임직원만 입학시키기 때문에 현재 경영진이거나 가까운 미래에 경영진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은 ‘학생’ 간에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KAIST EMBA도 해외 프로그램을 통해 최신 경영이론과 선진 기업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연 1회 2주간 이뤄지는 해외 필드 트립에서는 미국 컬럼비아 경영대학원(1년차), 스페인 IE경영대학원(2년차)을 방문한다.

    KAIST EMBA는 모든 강의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 학생에게 제공하고, 졸업 후에도 언제든지 필요한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평생교육제도’를 운영한다.

    성균관대 EMBA는 경영전문대학원 전임교원 외에 삼성경제연구소, 금융감독원 등 각계 전문가들이 강의하는 것이 특징이다. 2년간 주 1~2회 출석(화·수·목·토요일 중 선택)하면 되는 시스템이 재학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서강대 EMBA는 맞춤형 비즈니스 영어 교육을 매주 실시한다. 영어로 회의를 주재하고 협상할 일이 많은 중역이 되기 위한 실용적인 과정이다. 김경원 SK이노베이션 사업전략팀 전무는 화학공학과를 나온 이공계 출신이지만 이 과정을 마치고 기술 전략 부문에서 사업 전략 부문(석유사업)으로 분야를 전환하면서 승진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의 i-MBA는 국내에서 일반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유럽 알토대(전 헬싱키경제대)에서는 EMBA 과정을 밟아 복수 학위를 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과장급 엔지니어였던 최해룡 씨는 이 과정을 마친 후 정규 진급 연수를 2년 앞당겨 차장으로 승진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서 1년 뒤에는 회사의 핵심 부서인 품질혁신팀 팀장으로 승진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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