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파운드리 무섭게 키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 퀄컴에 이어 세계 7위 반도체 회사인 프랑스·이탈리아 합작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점유율 높이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ST마이크로와 협력관계를 맺고 이달부터 반도체를 수탁생산하기 시작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첨단 32나노, 28나노 공정을 통해 모바일 기기, 가전 등에 들어가는 시스템온칩(SoC)을 만들어 납품한다. 김광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은 “차세대 32나노, 28나노 파운드리 생산 역량을 빠르게 확대해 고객사 요구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세계 파운드리 업계엔 삼성발(發)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세계적인 공정기술을 가진 삼성이 돈을 쏟아붓고 있어서다. 자체 칩 생산에 집중해온 삼성은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파운드리 산업은 올해 327억달러로 작년보다 10% 커지고, 2016년까지 매년 연평균 7.8%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은 ST마이크로뿐 아니라 하반기부터 퀄컴 칩도 주문받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경기도 화성에 시스템반도체 전용인 17라인을 착공하고 지난달부터 미국 오스틴 공장의 메모리 라인을 시스템반도체 라인으로 바꾸기 시작한 것은 그 때문이다.

파운드리 업계의 독보적 1위인 대만 TSMC는 비상이 걸렸다. 설계 기술 없이 반도체 생산만 대신해주는 파운드리는 TSMC가 선도한 산업이다. 지난해 점유율은 50%를 넘는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파운드리에서 33억7000만달러의 매출이 예상된다. 지난해 21억달러보다 54% 늘어난 수준이다. TSMC(167억달러)와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업계 2위 글로벌파운드리(42억8000만달러), 3위 UMC(37억7000만달러)는 추격권에 들어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