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난 27일 오후 늦게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의 집무실을 찾았다. 금융위원장이 금감원장 집무실을 찾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위원장의 집무실은 여의도 금감원 빌딩 11층에, 권 원장의 집무실은 같은 건물 10층에 있다.

김 위원장의 방문 당시 권 원장은 다음달 9일 예정된 국회 국정감사 준비를 위해 간부들과 답변 자료를 검토하고 있었다. 김 위원장의 방문에 금감원 간부들은 당황해하며 하던 일을 멈추고 자리를 비웠다.

김 위원장과 권 원장은 배석자 없이 30여분간 차를 함께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금융위 관계자는 “어쨌거나 우리가 3년 가까이 세를 들어 살았는데, 이사를 가게 돼 위원장이 직접 원장에게 인사를 하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1월부터 4년 가까이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지내온 두 기관은 금융위와 금감원은 다음달 2일부터 따로 떨어진다. 금융위가 세종로 프레스센터로 이전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한 건물에서 지내는 동안 때론 협력하고, 때론 갈등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취임한 김 위원장과 권 원장 역시 저축은행 구조조정,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등 핵심과제를 무리 없이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현안에 대해서는이따금 시각 차를 드러내며 미묘한 갈등을 빚기도 했다.

금융위는 추석연휴가 끝나는 다음달 2일부터 광화문 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한다. 프레스센터 건물 4~6층과 7층 일부를 사용할 예정이다.금융위의 대표전화(2156-8000번)와 개별모든 전화번호는 그대로다. 금융통합민원센터도 이전하지 않아 민원인들은 지금처럼 금감원을 찾으면 된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