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신촌 캠퍼스가 IT업계 거물의 첫 방문에 들썩였다.

28일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57)이 연세대학교를 찾았다. 오전 10시 연세대 백양관에서 열리는 '구글 에릭 슈미트와의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날 행사는 '미래 혁신을 주도하는 글로벌 리더십'을 주제로 대담 형식의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행사를 2시간여 앞둔 오전 8시, 행사가 열리는 대강당에는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슈미트 회장을 보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학생들과 일반인들은 줄지어 입장했다. 수용인원 600석의 대강당은 행사 시작 30분 전에 꽉 찼다.

행사장을 찾은 오유정 씨(25·연세대 대학원 전기전자공학부)는 "IT분야 연구에선 슈미트 회장이 최고라고 들었다" 며 "경영과 연구 두 가지를 동시에 어떻게 해내는지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초등학교 3학년 아들과 함께 KTX를 타고 올라왔다는 서경연 씨(44)는 "예전부터 구글에 관심이 많았다" 며 "슈미트 회장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듣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연세대 교환학생인 오지수 씨(21·캐나다 맥길대)는 "연세대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고 왔다" 며 "구글의 혁신과 도전정신을 느끼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유튜브로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슈미트 회장이 정갑영 연세대 총장과 함께 손을 흔들며 대강당 입구에 들어서자 학생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스마트폰을 꺼내 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슈미트 회장은 진행자인 서현진 MBC 아나운서가 한국 방문 소감을 묻자 "한국을 매우 사랑한다"며 최근 전세계에 불고있는 강남스타일 신드롬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어제(27일) 제일 유명한 사람을 만났다" 며 "한국인들은 모두 말춤을 추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를 통해 케이팝이 전 세계로 전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슈미트 회장은 구글의 첫 태블릿PC인 '넥서스7'을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가 양복 상의 안주머니에서 '넥서스7'을 꺼내 소개하며 "매우 싸다"고 강조하자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

앞서 그는 2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넥서스7' 의 국내 출시 일정을 공개했다. 넥서스7은 28일부터 하이마트, 롯데마트 등을 통해 사전 주문에 들어간다.

슈미트 회장의 이번 강연은 학교 측의 공식 초청이 아닌 박희준 연세대 정보산업공학과 교수와의 개인적 친분에 의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슈미트 회장의 방한은 세 번째로 대학 강연 일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슈미트 회장은 썬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프로그래밍 언어 자바의 개발을 주도했다. 리눅스 업체인 노벨 최고경영자(CEO)를 거쳐 2001년 구글 CEO로 영입됐다. 작년 1월부터 구글의 회장 겸 이사회 의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애플 이사회에 몸담기도 했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