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로 '엔진 다운사이징' ··· 포드 토러스·아우디 A6 등 2.0 새모델 추가
지난달 2.0ℓ 수입차 판매량 54.5% 역대 최대치


‘배기량 2000cc 수입차 시장을 잡아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배기량 2000cc 이하 모델의 판매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베스트셀링카 BMW 520d 등 독일 브랜드가 주도하는 2.0ℓ 디젤 세단이 큰 인기를 끌면서 업체별로 2.0 모델의 출시 비중을 늘리는 추세다.

25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배기량 2000cc 이하급 수입차 판매 비중은 역대 최고치인 54.5%까지 치솟았다. 업체들도 엔진 다운사이징(성능 유지하고 배기량 크기 줄이는 기술)을 통한 2.0 모델을 추가로 선보이고 있다.



최근 독일 아우디와 미국 포드는 ‘더 작은 엔진’을 얹은 신모델을 내놨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달부터 기존 3000cc 디젤을 운영하던 주력 세단 A6 라인업에 2.0 TDI(디젤) 모델을 출시했다. 수입차 시장에서 2.0 디젤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가솔린보다 디젤 수요가 많은 이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게 회사측 방침이다. 아우디 관계자는 “A6 2.0 디젤의 출시는 더 많은 A6 고객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며 “예상대로 출시 초반 신차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괜찮은 편”이라고 밝혔다.

포드코리아는 이달부터 자사 베스트셀링 세단 토러스의 배기량을 종전 6기통 3.5ℓ에서 4기통 2.0ℓ로 줄인 ‘토러스 2.0’을 팔고 있다. 포드 관계자는 “토러스 2.0은 포드의 대형 세단 최초로 에코부스트(친환경) 엔진을 얹어 성능은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연비를 개선했다”고 말했다.

올 1~8월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은 배기량 2000cc 이하 모델이 판매를 주도하고 있다. 모델별 판매 순위 역시 총 7개 모델이 10위 내 이름을 올렸다. BMW 520d(누적 판매 1위) 및 320d(4위),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6위), 골프 2.0 TDI(7위) 등이 대표적이다.

수입차 업체들이 2.0 모델의 판매에 집중하는 이유는 고유가로 인해 수입차를 타는 고객들의 소비 패턴이 낮은 배기량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요 브랜드별로 배기량 2000cc급 및 3000cc급 모델을 같이 운영하는 경우 2.0ℓ 판매 비중이 훨씬 높다. 아우디 Q5는 올 들어 2.0(1~8월 판매대수 517대)이 3.0(227대)보다 2배 이상 팔렸고, BMW X3는 2.0(1100대)이 3.0(60대) 판매량을 압도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유럽 업체들의 엔진 기술이 좋아졌고 요즘 나오는 신차들은 큰 배기량을 찾지 않아도 성능 만족도가 대단히 높다” 며 “저배기량 차들은 가격 부담이 적은 데다 연비가 좋아 앞으로 수요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