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라클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엔지니어드 시스템’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엔지니어드 시스템은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해 최적화시킨 제품으로 기업이나 관공서 등이 수요처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 최강자인 오라클은 2010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합병한 후 엔지니어드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유원식 한국오라클 사장(54·사진)은 “엔지니어드 시스템은 올해 한국에서도 가장 중요한 전략 상품”이라며 “고객 편의를 극대화하려는 정보기술(IT) 업계의 트렌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항공사 등 대기업들은 이미 엔지니어드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며 “성공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유 사장은 “IBM이나 SAP 등 경쟁 업체들도 엔지니어드 시스템 사업에 나서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오라클은 하드웨어 업체인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흡수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자체적으로 모두 갖췄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물리적 결합을 뛰어넘는 화학적 결합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고객 시장에서 애플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업 시장에서는 오라클이 그런 사례”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2008년까지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사장을 지낸 뒤 한국오라클로 옮겨왔다.

유 사장은 엔지니어드 시스템 보급 확대와 함께 △기업용 응용프로그램 확충 △직원 역량 강화를 지난 6월 시작한 2013회계연도 한국오라클의 3대 성장전략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라클 본사의 인수·합병(M&A) 행보가 최근 들어 주춤한 것에 대해 “지난 5년간 100여개 회사를 인수한 만큼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M&A를 가시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대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오라클은 2012회계연도에 매출이 30% 늘어 본사가 선정한 ‘아시아 지역 최우수 국가’에 들었다. 한경비즈니스가 뽑은 ‘일하기 좋은 기업 대상’도 받았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