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57·사진)이 10개월 만에 한국을 찾아 구글의 첫 태블릿PC인 '넥서스7'의 국내 출시 간담회를 주관한다.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이통3사와 삼성전자, LG전자를 방문한만큼 이번에도 주요 고객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만남이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일정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24일 구글에 따르면 슈미트 회장은 오는 27일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리는 안드로이드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슈미트 회장은 넥서스7 의 국내 출시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넥서스7 출시를 앞두고 구글의 국내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안드로이드 진영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에는 연세대학교에서 열리는 강연 일정을 소화한다.

업계에서는 슈미트 회장이 이번 방한 때 누구와 만날 것인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작년 11월 방한때는 최지성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종석 LG전자 부사장, 박병엽 팬택 부회장 등 제조사 임원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특히 구글의 최대 협력사인 삼성전자가 애플과 전 세계에서 치열한 특허 소송을 벌이는 터라 삼성 측 인사와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그러나 "슈미트 회장의 일정은 확인된 바 없다"며 "본사 측 일이어서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최신버전(4.1)인 젤리빈을 탑재한 넥서스7은 대만 아수스와의 협력으로 제작됐다. 북미를 비롯해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유럽 지역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에는 지난 7월 전파 인증을 통과해 8월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까지 판매되지 않고 있다. 출시가 지연된 이유 가운데 삼성전자와의 관계를 생각해서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이 국내 시장에서 애플 아이패드에 밀리는 상황에서 구글이 공격적으로 넥서스7 판매에 나서면 관계가 곤란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 넥서스7의 국내 판매량이 지극히 미미한 최소물량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슈미트 회장은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프로그래밍 언어 자바의 개발을 주도했다. 이후 리눅스 업체인 노벨 최고경영자(CEO)를 거쳐 2001년 구글 CEO로 영입됐다. 작년 1월부터 구글의 회장 겸 이사회 의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애플 이사회에 몸담기도 했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