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朴, 예수 배반한 베드로의 심정… 아버지 명예회복 위해 정치하는 것"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과거사에 대해 공식 사과했지만 '진정성' 논란이 오히려 더 커졌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5.16과 유신, 인혁당 피해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압축적 발전 과정에서 아픔이 있었고, 노동자 희생과 공권력의 인권 침해가 있었다" 고 시인하며 '국민대통합위원회' 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후보의 입 역할을 맡은 김재원 신임 대변인의 '베드로' 발언이 알려지며 효과가 반감됐다.

23일 임명된 김 대변인은 이날 저녁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박 후보가 기자회견을 하며 과거사 관련 발언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박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대해 사과하더라도 속내는 그렇지 않을 것' 이란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이날 박 후보의 과거사 관련 사과를 예수를 배반했던 베드로의 사례에 비유하는가 하면 "박 후보가 정치를 시작한 것은 아버지의 명예회복 때문" 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박 후보의 과거사 관련 사과가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 후보가 지지율 반등을 노리며 전향적 입장을 밝히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대변인의 구설수로 되레 역풍을 부른 셈이다.

한편 김 대변인은 이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고 당 관계자의 확인 전화를 받은 뒤 만취 상태에서 동석한 기자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그러나 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부끄럽고 이성을 잃은 게 사실" 이라면서도 "박 후보가 아버지의 명예회복을 위해 정치한다고 얘기한 적이 없으며 만취 상태도 아니었다" 고 해명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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