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북에 거주하는 자산가 A씨는 올해초 물가연동채를 30억원 어치 사들였다가 지난 7~8월 전량 매도해 연 10%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

경기 상황을 봤을 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bp씩 두 세번은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A씨의 판단이 적중한 것이다. 그는 설사 기준금리가 생각처럼 인하되지 않더라도 물가연동채를 장기로 투자하면 언젠가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A씨는 이중 10억원을 다시 즉시연금에 가입했고 나머지는 다시 물가연동채를 매수했다.

"지난 1월에는 분리과세가 적용되는 앵커유전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등 정부의 세제개편 추진 이슈와 맞물려 물가연동국채, 국고채30년물 등 장기 채권상품, 방카슈랑스, 유전 펀드, 원자재 펀드 등 세제 혜택이 있는 상품 쪽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 관찰됐습니다. 특히 10년 이상 보유시 비과세 혜택과 연금의 형태로 수령시 상속.증여세 과세표준의 절감효과가 있는 방카슈랑스는 정부정책상 금융상품의 세제혜택이 계속 축소되면서 절세효과에 관심이 많은 고액자산가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슈퍼리치의 투자비밀⑩]수백억 자산가, '□□' 투자비중 늘린다
조원희 肉裡超� PB클래스 서울파이낸스 센터장(사진)은 최근 고액 자산가들의 움직임에 대해 이같이 소개하며 "지난달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세일즈 포인트를 방카슈랑스로 잡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비과세 축소와 함께 보유하고 있던 채권의 차익 발생으로 단기매매도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실제로 최근 한 번에 20억~30억원씩 뭉칫돈을 즉시연금에 가입하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며 "그동안 자산가들 중 상당수가 방카슈랑스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발표되는 순간, 가입을 결심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물가연동채에도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조 센터장의 판단이다. 그는 "어떤 분들은 지금은 물가채를 팔아야지 사야하는 때가 아니지 않냐고도 하지만 장기로보면 물량 자체가 안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저금리·저성장 대안상품 '주식', 비중 늘어날 여지 있어

"지난 7월초만해도 주식에 대한 고액 자산가들의 반응이 별로 없었습니다. 오히려 주가가 올라올 때 매도해야지 하는 생각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7월말, 8월초를 지나면서부터 주식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습니다."

대우증권 PB클래스 서울파이낸스센터의 고액 자산가들은 올 상반기 주식비중을 기존 전체 자산의 20%에서 10% 수준까지 줄이고 현금성 자산을 늘렸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다시 주식 비중을 10% 확대했다. 이들은 ELS 30%, 채권 30%, 현금성 자금 20%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조 센터장은 "최근 고액 자산가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며 "고액 자산가들이 저가 매수에 대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로 주식에 대한 니즈가 서서히 생기고 있어 주식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상품 구성 차원에서 하향 안정 금리를 맞출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서 주식 비중이 10% 정도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고액 자산가들의 삼성전자에 관심이 예전보다 2~3배 정도 늘었다고 한다. 조 센터장은 "고액 자산가들은 주식 시황 보다 삼성전자가 어떻게 될 것 같은지 의견을 묻는다"며 "주식을 매수할 때도 시황의 기준 자체를 삼성전자로 본다"고 전했다.

그는 "큰 손님들은 거의 삼성전자만 한다고 봐야 한다"며 "예전에는 주식 내 포트 구성이 됐었는데 지금은 삼성전자로 더욱 치우치고 있다"고 했다. 고액 자산가들의 주식 중 삼성전자 비중은 30~40% 정도에 달하고 있다.

조 센터장은 저성장 국면에서 향후에도 꾸준하게 버틸 수 있는 종목에 일정 정도 포지션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은 지난 5일 '저성장 시대의 신투자전략'이라는 보고서에서 "장기 투자 종목의 컨셉은 '아주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는 종목군이거나 '아주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는 종목이라며 LG생활건강, 오리온, CJ대한통운, LS산전, 현대차, NHN, 키움증권, 에스엠 등 8개 종목을 장기투자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그는 지수 상승이 다소 부담스럽다면 어느 정도 하락시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우증권의 자체 개발 랩상품 폴리원(FOLIONE)이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폴리원은 대우증권 고객자산운용부가 자체 개발한 모델에 따라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배분이 이뤄진다. 지난해 6월에 주식 매도신호 출현에 따라 전액 현금화한 이후 올해 1월 주식 매수신호에 따라 주식을 편입해 코스피 지수 대비 상당히 우량한(설정이후 KOSPI 대비 38% 초과수익 기록) 운용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 자산가도 관심갖는 ELS, '지수+종목형'을 노려야

고액 자산가들은 ELS(주가연계증권)와 DLS(파생결합증권)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조 센터장은 "금리가 인하되다 보니 상반기보다 2%포인트 정도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금 선물을 이용한 DLS 등 월 지급식 상품, 공모형에 비해 고객들의 니즈에 맞게 설계된 사모 ELS와 DLS 상품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현대중공업과 지수가 결합된 ELS를 꽤 많이 판매했다"며 "지수와 종목이 결합된 ELS는 연 7~8%의 수익을 추구하는 지수형 ELS와 연 13~14%를 추구하는 종목형 ELS의 중간형태로, 안정성과 수익성이 뛰어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판매되는 지수와 종목이 결합된 ELS는 연 10~11%의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대우증권 PB클래스 서울파이낸스센터는 대우증권 강북 유일의 PB 클래스 센터로, 법인과 개인 큰 손을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2조7000억원 가량을 운용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