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로펌인 쉐퍼드멀린의 김병수 대표변호사(사진)는 16일 “사무소 오픈 다음날 2건을 수임하는 등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쉐퍼드멀린은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을지로 센터원빌딩에 국내 진출 외국 로펌 가운데 가장 먼저 서울사무소를 개소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개소식 다음날 어떻게 알았는지 2개 기업에서 연락이 와 사건을 맡기더라”고 설명했다. 한 곳은 영·미권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인수하려고 하고, 또 다른 곳은 미국 서부지역의 에너지 프로젝트 투자를 희망해 왔다.

김 대표변호사는 “그동안 한국 기업들이 국내 로펌을 통해 외국 로펌과 접촉했지만 법률시장 개방으로 이제는 그런 수고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마치 외국 로펌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단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 로펌들의 영업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16일까지 외국법자문사무소 설립을 신청한 외국 로펌은 총 19곳에 이른다. 이 중 설립인가를 받은 곳은 쉐퍼드멀린, 클리포드찬스, 롭스앤그레이, 심슨대처앤바틀렛, 코헨앤드그레서 등 5곳이다. 영업을 시작한 쉐퍼드멀린 외에 나머지는 사무실 인테리어공사를 하는 등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김 대표변호사는 “우리 회사가 첫 출발을 했지만 몇 개월만 지나면 명함을 돌리며 영업전선에서 뛰는 외국 변호사들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