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경쟁에서 주요 변수 부상
아몰레드 vs 레티나…삼성-LG 시장 양분


삼성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잇달아 전략폰을 선보이면서 디스플레이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운영체제(OS), 프로세서(AP), 내장카메라 등 전반적인 스마트폰 성능이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만큼 개선되면서 보다 알기 쉬운 디스플레이 크기나 화질로 제품을 차별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화면 크기나 화질은 사용자경험(UX)으로 불리는 편의성, 외장 디자인만큼 일반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고르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앞으로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삼성 '아몰레드' vs 애플 '레티나' = 애플이 1년여 만에 내놓은 아이폰5는 최신 이동통신기술(LTE)를 지원하고 좀 더 빨라진 속도의 프로세서(A6)와 개선된 운영체제(iOS6)를 장착하는 등 기능이 강화됐지만, 실제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몸체가 더 얇고 가벼워지면서 화면은 더 커졌다는 것이다.

아이폰5는 화면 크기가 종전(아이폰4S) 3.5인치에서 4인치로 커지고 화면비가 3:2에서 16:9로 바뀌면서 전체 모양이 길쭉해졌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아이폰용 디스플레이는 IPS(In-Plane Switching) 기술로 옆에서 잘 보이지 않는 시야각 문제를 보완한 고해상도의 최첨단 LCD다.

특히 해상도가 1136x640, 인치당 화소수(ppi)는 326ppi로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ppi가 높으면 화면을 확대해도 모자이크 현상이 적고 자연스럽고 뚜렷한 표현이 가능하다.

레티나(Retina)는 '망막'이란 뜻으로 인간의 망막으로 구별할 수 있는 인치당 화소수를 넘어서는 고해상도라는 의미로 애플이 붙인 이름이다.

이 같은 IPS 방식 LCD의 주요 생산업체는 LG디스플레이로 애플의 주요 납품업체다.

반면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 시리즈에 LCD를 대신할 차세대 '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있다.

아몰레드(AM OLED)로도 불리는 OLED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최초로 상용화해 현재 전세계 시장의 97%를 점하고 있다.

OLED 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에 의해 빛을 발하는 LCD와 달리 자체 발광하고 응답속도가 1천배 이상 빠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이용하기 때문에 색 재현력이 뛰어나고 두께가 얇다.

다만 해상도는 HD(고해상도)급이지만 기술 상용화 초기여서 성숙기로 접어든 LCD에 비해선 다소 뒤진다.

화면 크기가 4.8인치인 갤럭시S3는 1280x720, 306ppi다.

내달 출시를 앞둔 5.5인치 화면의 갤럭시노트2는 1280x720, 265ppi지만 'S-스트라이프'라는 혁신적인 생산방식으로 수치상의 해상도보다 화질을 대폭 향상시켰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폰만큼이나 디스플레이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삼성-LG가 양분 = 전 세계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사실상 삼성과 LG가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플을 제외하고 최근 전략폰을 출시한 모토로라, 노키아, 팬택 등 대부분이 삼성의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고 있다.

구글의 자회사인 모토로라가 지난 5일 공개한 '드로이드레이저M'은 4.3인치 OLED 디스플레이로 해상도는 960x540, 256ppi며, 고급사양인 '드로이드레이저맥스'와 '드로이드레이저HD'는 각각 4.65인치에 1280x720, 316ppi다.

윈도8을 OS로 장착한 노키아의 '루미아820'는 4.3인치 OLED 디스플레이지만 해상도는 800x480, 217ppi로 다소 떨어진다.

팬택의 '플렉스' 역시 4.3인치 OLED 디스플레이로 960x540, 256ppi지만, 몸체 두께가 7.95㎜로 아이폰5(7.6㎜)에 버금가는 초슬림 디자인이 돋보인다.

LG전자가 오는 18일 공개할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G'에는 아이폰과 같은 계열의 IPS LCD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는 4.7인치로 아이폰5보다 훨씬 크지만 1280x768, 320ppi의 고해상도다.

옵티머스G는 LG전자가 열세였던 스마트폰 시장에서 도약하기 위해 구본무 회장 지시로 그룹 관계사들의 핵심기술을 총동원해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일명 '회장님'폰으로도 불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시장의 치열한 경쟁만큼 모바일 디스플레이 분야의 패권 경쟁도 갈수록 격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