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아직도 허약한 회사"
김정주 넥슨 창업자(넥슨지주회사 NXC 대표·사진)는 6일 대구 노보텔 대구시티센터에서 열린 ‘제50회 KOG아카데미’ 강연에서 “(넥슨이 지난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 강의는 대구 게임업체 KOG가 사내 강연으로 마련한 자리다.

김 대표는 “넥슨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이 60개 정도 되는데 돈 버는 게임은 7~8개밖에 안된다”며 “넥슨은 아직 허약한 회사”라고 말했다. “돈 버는 게임들도 전부 ‘월드 클래스’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닌텐도, 코나미 등 해외 유명 게임사들이 갖고 있는 유명 게임을 보면 눈물나게 부럽다”며 “EA의 휼륭한 게임 타이틀을 보면 우리는 ‘쨉’이 안 된다”고 말했다.

넥슨은 그동안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했다. 캐시카우인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은 자체 개발하지 않고 인수한 게임들이다. 넥슨은 지난 6월에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로부터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 지분 인수 이후 김택진 대표와 연락을 한 적은 없다”며 엔씨소프트와 구체적인 협업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또 “‘숫자(실적)’가 좋은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원칙이고 (넥슨이 잘하는) 해외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업체를 선호한다”며 “전격적으로 인수나 투자가 이뤄지는 경우는 없고 10년 정도 해당 회사와 신뢰를 먼저 쌓는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도 다른 게임업체와 제휴 등을 위해 직접 업체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자신의 스마트폰 커버에 그려진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를 보여주며 “앵그리버드를 만든 로비오 관계자를 최근 핀란드에서 만나 받은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업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넥슨이 일본 증시에 지난해 12월 상장한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김 대표는 “넥슨을 일본에 팔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은 아니고 자본시장 관점에서 봤을 때 시장이 더 크고 안정적이어서 일본을 택한 것”이라며 “일본 증시 상장은 넥슨이 그리는 큰 그림의 한 단계”라고 말했다.

대구=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