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웨스트나일바이러스(WNV)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약 2000명인 감염자는 다음달 중순까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WNV는 1973년 이집트 나일강 서쪽지역인 우간다에서 처음 발견된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를 가진 새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가 매개체다. 감염되면 급성 중추신경계 질환을 일으킨다. 초기 증상은 발진 및 두통이다. 심해지면 고열, 실명, 전신마비로 이어져 사망할 수 있다.

AP통신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를 인용, 올해 미국 내 WNV로 인한 피해가 역대 최악이라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DC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일까지 미국에서 WNV로 사망한 환자는 87명, 감염자는 1993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1주일 새 사망자 21명, 감염자 403명이 추가됐다.

WNV는 미국 중남·북부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감염자의 70%가 텍사스,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오클라호마, 미시간, 사우스다코타 등 6개 주에 집중돼 있다. 사망자의 절반가량인 43명은 텍사스에서 나왔다. 신경계통에 이상이 생긴 사례도 텍사스에서 510여건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전문가들은 WNV가 날씨가 서늘해지는 10월 중순까지 계속 확산될 것으로 예측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