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여권을 열어 보면 대한민국 (출입국) 도장이 잔뜩 찍혀 있어요. 비행기 값만 생기면 한국에 옵니다.”

외교통상부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공모한 ‘한국을 사랑해요. 왜냐하면(I love Korea because)…’ 동영상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은 일본인 가미노 지에(27·사진)는 6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제2의 고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는 정말 한국을 사랑하는 걸까’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한국의 시골풍경과 자신이 장구를 연주하는 모습을 소개하며 “한국에는 내 어머니들, 내 스승, 내 형제들이 있고 언제나 나를 반기는 그리운 풍경이 있다”고 했다. 가미노가 한국 매력에 빠지게 된 것은 풍물 공연을 본 것이 계기였다. 2005년 연세대에서 한국 타악기 소리를 처음 접했다. 사람들이 둥글게 서서 빙글빙글 돌며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은 그를 단숨에 매료시켰다. 이후 2006년 이화여대에 1년간 교환학생으로 오게 되면서 풍물동아리 문을 두드렸다. 가미노는 “동아리 친구들은 공연만 같이한 게 아니라 평소에도 밥과 술을 같이 먹고 연락도 자주 하는 등 모두 나를 가족 같이 대해줬다”며 “일본에 돌아가니 혼자서 밥을 먹는 게 낯설어졌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진짜 매력을 알기 위해서는 지방에 가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K팝은 재밌고 멋있지요. 하지만 외국 사람들이 꼭 지방에 내려가서 그 색을 느끼고 왔으면 좋겠어요. 서울에서는 지나가는 사람한테 ‘밥 먹었니?’라고 말을 걸지 않지만 시골에 가면 그런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요.” 가미노가 가장 사랑하는 지역은 전북 고창. 그는 “풍물을 배우러 고창에 자주 간다”며 “음식도 맛있고 어르신들의 인심도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