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5회 출전으로 한국선수 최다 타이

특별취재단= 지난달 27일 런던올림픽 개막식에서 태극기를 높이 들고 당당하게 입장한 남자핸드볼 국가대표 윤경신(39)이 정든 태극마크와 이별을 고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내 코퍼 복스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조별리그 5차전 한국과 덴마크의 경기는 이미 4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한국의 마지막 경기였다.

경기장에 들어서는 윤경신의 얼굴도 그래서인지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식 때보다는 조금 굳어 보였다.

윤경신은 이번이 5번째 올림픽 출전으로 이은철(사격), 허승욱(스키), 오성옥(핸드볼), 이규혁(스피드스케이팅) 등과 함께 한국 선수 가운데 최다를 기록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편파 판정 시비만 없었다면 6회 연속 출전도 가능했던 그였다.

그러나 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해 이번 대회만큼은 시상대 위에 서겠노라 다짐했지만 유럽의 강팀들과 같은 조에 섞여 결국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쓸쓸하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경기를 마친 윤경신은 "시원섭섭하다.

20년 넘게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는데 이제 선수로서 대표팀 경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그렇다"고 소감을 밝혔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출전한 그는 "그래서 오늘 다른 경기보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조금 더 있었다.

후회는 없지만 후배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윤경신은 이번 대회 5경기에 나왔지만 4골에 그쳤다.

그는 "체력도 많이 떨어졌고 움직임도 상대팀에 많이 읽혔다"고 자책하며 "후배들이 열심히 준비했는데 체력 저하로 많이 도움을 주지 못한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학기에 박사 논문을 준비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계획은 없다"는 그는 선수 생활 자체를 그만둘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지난해 두산과의 계약이 만료돼 현재 소속팀이 없는 윤경신은 "다른 팀으로 간다는 것은 쉽지 않지 않겠느냐. 다만 신생팀이 생기거나 그런 경우가 있으면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선수 은퇴는 지금 말하기 그렇다"고 설명했다.

5차례 나온 올림픽 가운데 가장 아쉬웠던 순간을 꼽아달라는 말에 그는 "2004년 아테네 대회의 8강전 헝가리와의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그날도 오늘처럼 계속 이기다가 막판에 역전을 당해 4강에 오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경신은 "그러나 그것은 팀으로 봤을 때고 개인적으로는 이번 대회가 가장 아쉽다.

마지막 올림픽이라 팀에 많은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몸 상태가 좋지 못해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선수로는 대표팀에서 은퇴하지만 앞으로 기회가 주어지면 후배들을 양성하며 지도자로도 올림픽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런던=연합뉴스)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