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수상자로 5개월여 동안 시리아 유혈사태의 해결을 위해 노력했던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2일(현지시간) 유엔 아랍연맹의 시리아 공동 특사직을 그만두기로 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아난 특사가 이달 31일자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으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의 사퇴를 수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난 특사는 이달 말까지 자신에게 부여된 특사 임기의 연장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시리아 특사로서 그가 보여준 단호하고도 용기있는 노력에 깊은 감사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아난 특사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지난 3월 자신이 제시한 6개항의 평화안을 끝내 이행하지 않고 현지 상황이 날로 악화되는데 대한 항의 표시로 사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난 특사는 알레포를 비롯한 시리아 전역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자 “시리아 최대 도시에서 전투가 임박했다”며 강한 우려를 표시하는 성명을 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당사자들에게 정치적 해법으로만 위기를 해결하고 평화를 되찾을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하고 나서야 하는 분명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아난은 1997~2006년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이후 케냐의 유혈사태를 중재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으며 올 2월23일 시리아 공동 특사에 임명됐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