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첫 대회가 열린 F1(포뮬러원) 코리아 그랑프리를 계기로 국내 모터스포츠 산업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가장 빠른 랩타임(서킷 주행시간)으로 승부를 겨루는 레이싱 경주장에 일반 관중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TV 케이블 채널의 생중계로 안방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났다.


○태백 갈까? 영암 갈까?

F1 그랑프리 대회의 한 시즌은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간 총 20개 라운드(경기)로 열린다. 겨울을 제외한 봄·여름·가을 동안 경기 일정이 잡혀 있다.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 일정도 F1과 비슷한 시기(표 참조)에 개최된다. 레이싱카의 짜릿한 스피드 대결이 펼쳐지는 장소는 강원 태백레이싱파크 또는 전남 영암군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 1994년 문을 연 용인 스피드웨이가 2009년 복구 공사에 들어간 후 아직 개장하지 않아 경기마다 태백과 영암에서 번갈아 열린다.

○‘CJ슈퍼레이스 vs KSF’ 양대산맥

CJ슈퍼레이스와 코리아 스피드페스티벌(KSF)이 한국 모터스포츠를 대표하는 대회로 꼽힌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은 24년 역사를 지닌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경주 대회다. 경기별 평균 관중은 2500여명. 이 중 남성 팬들이 90%가량이다. 연령대별로 20대~40대가 60%를 넘는다. 배기량 6200㏄ 최상위 종목인 슈퍼6000(일명 스톡카) 클래스, 슈퍼2000클래스, 슈퍼1600클래스 등 프로경기와 아마추어 GT 경기로 구성된다. 프로모터인 CJ헬로비전의 모바일 통신 브랜드의 명칭을 따서 올해부터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으로 대회명을 변경했다.

대회 주관사인 슈퍼레이스 관계자는 “현장에서 경기를 보면 더욱 박진감 넘치는 레이싱의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류시원 이동훈 김진표 등 연예인 레이싱선수가 출전하는 날에는 일본인 관람객들이 한국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KSF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이노션이 주관하고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한국타이어·한국쉘석유·현대해상·성우오토모티브·서한그룹 등이 공동 후원사로 참여한다.

프로선수가 뛰는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과 일반선수가 출전하는 아반떼 챌린지레이스 및 포르테쿱 챌린지레이스 등 3개로 나뉜다. 올해 대회는 작년보다 1라운드씩 늘어 챔피언십은 7라운드, 챌린지레이스는 5라운드로 치러진다. 클래스 교류전(8월 태백)을 제외한 전 경기가 영암에서 열린다.

총 상금은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 중 최고액인 3억400만원이다. KSF는 한국자동차경주협회(KARA)로부터 공인을 받았다. 지난해 최종전은 현대차의 뉴 제네시스 쿠페 발표회, ‘피겨 여왕’ 김연아 출연 등에 힘입어 7000여명의 관람객이 영암을 찾았다.

○아마추어 레이싱대회 ‘내가 최고’

한국 DDGT 챔피언십은 모터스포츠 프로모터인 MKRC이 주관하고 한국타이어 후원으로 열리는 아마추어 레이싱 대회다. 영암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2006년 시작돼 올해 7회째를 맞았다. 경기 일정은 간판 클래스인 슈퍼 투어링(ST) 네 경기를 비롯 타임트라이얼(TT) 다섯 경기, GT 두 경기, 드리프트(한국-D, 벤투스-D), 짐카나, 경차 스프린트(K1000) 등 5개 종목 총 15개 클래스로 진행된다.

특히 DDGT는 부대행사로 서킷 체험주행과 교육프로그램(드리프트 스쿨)을 통해 일반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맹근 대회장은 “DDGT의 가장 큰 장점은 일반인들도 참가할 수 있고 함께 즐기는 모터스포츠”라며 “일본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과 견주어도 손색 없는 모터스포츠 이벤트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넥센타이어가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넥센타이어 스피드레이싱(KSR)’는 2006년 첫 대회가 열린 후 올해 7년째를 맞았다. 작년까지는 RV·SUV 레이싱카가 출전하는 ‘RV챔피언십’으로 개최됐으나 올 시즌부터 승용 부문이 정식으로 추가됐다. 6전 경기 모두 영암 서킷에서 열리며 라운드마다 2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